바보 1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씨...... 슬프다.

처음부터 바보 승룡이의 삶이 비극으로 끝날꺼란 예감을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 반감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하나뿐인 동생과 친구를 위해 난생처음 거짓말을 하고 지호가 들려주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작은별이 내리는 걸 보면서 서서히 눈을 감는 바보 승룡.......정말 바보인 승룡이 때문에 코끝이 찡해진다.

"바보"에는 신체 건강하지만, 건강하지 못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했으나 무대에 대한 공포로 피아노를 포기한 지호, 지나친 허영에 발목 잡혀 자신도 모르게 술집호스티스가 된 희영, 가난 때문에 학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후 줄곧 인생 포기하다시피 살아가는 상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바보 오빠 때문에 늘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여동생 지인......

모두 다 크고 작은 상처를 하나씩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이 주인공들이 바보 승룡이의 주변 인물들이다. 그에 비하면 승룡이는 진짜 바보라서 오히려 상처를 모르고 살아가는 듯 보인다. 그는 절대로 복잡하지 않다. 현대인들의 삶이 예전보다 불행하고 쓸쓸하고 더 고통스럽다면 그건 어쩌면 삶을 단순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빼고 더하고 곱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승룡이는 그런면에서 순수하다. 그는 오로지 지호만을 좋아하고, 지호가 피아노를 치면 별이 내린다고 생각하고, 자기를 무시하던 말던 오로지 동생만을 위해 헌신하며, 하나뿐인 친구와 동생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택한다. 신체는 건강하나 정신적으로 병약한 사람들이 오히려 바보 승룡이를 통해 상처를 치유받고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바보 승룡이의 죽음이 더 가슴 아픈 이유는 그가 이처럼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평소 잊고 살아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책이다.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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