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날동안 몸과 마음이 피곤했다. 정신적 에너지는 고갈된 상태이고, 몸도 지칠대로 지쳤다. 이런 느낌이 들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고 싶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읽는 책인데도, 슬며시 콧등이 찡해진다. 특히 "에이 씨발 X됐네"를 연발하는 시니컬한 우리의 주인공 수영이가 노총각 연우를 만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과정(그동안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새아빠와 오빠를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과, 사고로 부모를 잃은 연우가 수영을 통해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은 가슴 한끝을 아리게 하면서도 잔잔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연우의 직장 동료의 표현대로 "원조교제"쯤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30살의 노총각과 고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는 요즘 시대의 쿨한 사랑에 비하면 갑신정변 유머에나 등장할법할만큼 구닥다리다. 그러나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가벼운 사랑이야기에 지쳐서일까. 어울리지 않는 두사람이 서로 사랑하면서 사랑이 가져다 주는 가장 큰 선물중의 하나인 세상과의 진정한 소통을 이뤄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게다가 주인공들의 얽히고 얽힌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란 고리가 얼마나 탄탄하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상하게도 처음 이책을 읽은 후 연우와 수영의 사랑, 규철과 붕어빵장사 아주머니와의 사랑 이야기는 결말을 정확히 기억했는데, 하경과 숙의 사랑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쩌면, 연우와 수영의 사랑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그들의 사랑이 현실에서만큼 쉽지 않을꺼라는 내 고정관념이 그들의 사랑을 기억에서 지웠나보다.

책의 마지막장, 눈 내리는 날 하경이 눈을 밟으며 걸어가는 길모퉁이에 빨간 모자가 얼핏 보이고, 하경의 눈이 기쁨의 눈물로 번지는걸 보니 숙의 순정도 따뜻한 결말로 이어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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