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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삶에게 보내는 편지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이명원 옮김, 이재숙 감수 / 예문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와 "명상의 기술"을 감명 깊게 읽은 터라 저자에 대한 신뢰감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자칫 어려워 보이는 "마음 공부"에 대한 그의 따뜻하고 친절한 설명은 앞서의 두 책에서 보여지듯 그대로다.
다만 앞의 두 권에 비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왜 아니겠는가?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 세상에 불변하는 진리 하나, 그것은 우리가 울음을 터뜨리며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오로지 죽음을 향해 한발한발 착실히(?) 전진하고 있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되, 쉽사리 인정하기 싫은 진리. 바로 그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인도의 경전 우파니샤드를 통해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우리가 죽음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죽음의 전령사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재수 없으면 당장 내일 아침에라도 그의 그림자를 볼 것이며, 아니면 일주일 후 일년 후 썩 괜찮은 운을 타고 났다면 몇십년 후에 그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길고 짧음을 떠나 죽음은 단순히 유보된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그것은 우리가 죽음의 실체를 모르기 때문이며, 종국엔 나 자신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소멸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리라. 하지만, 어쩌랴...... 그렇다고 죽음이 나만 비껴가란 법은 없으니, 어쩌면 눈 똑바로 뜨고 그를 보는 것이 차라리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견해부터 부정한다. 그는 "죽음이란 우리 안에 존재하는 힘"으로 규정하고 그 유한성 때문에 오히려 우리의 삶을 다르게 꾸려갈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라. 가령 우리가 우주만큼 오랜 시간을 산다고 해서 (그래도 죽음은 여전히 피할 수 없다. 한계란 존재하는 법이니까.) 우리의 삶이 가치 있을 것인가. 오히려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우리는 그 시간을 제대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소한 일에 화내고, 싸우고, 슬퍼하는 일로 짧은 봄날같은 생의 시간을 낭비 할 수가 없다.
또한 저자는 "죽음은 끝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아는 육신의 죽음과 함께 소멸하는 것이 아닌 영원한 것이므로 죽음은 단순히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과 같은 것이다라고. 기실 이러한 표현은 초월적인 삶을 산 선구자들에게는 심심치 않게 보여지는 일이다.(니어링부부 또한 이러한 표현을 쓰고 있다.) 어찌 알겠는가.... 체험하지 않으면 믿기 어려운 사실들이 종종 있는 법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과거니, 현재니, 미래니 하는 것들은 죄다 관념적인 것으로 그러한 시간적 구분이란 의미가 없다는 것. 우리는 오로지 이 시점을 살아갈 뿐이며 그것이야 말로 진정 올바른 삶이다.
죽음의 본질을 알기 위해 죽음의 신 야마를 찾아간 소년 나찌께따처럼 우리 또한 조용히 앉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번쯤은 생의 비밀을 알아 보는 일이 결코 시간 낭비는 아닐 터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