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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 세계 6대륙 30개국의 맛을 찾아 떠난
시노다 고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이마고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니 몇해전 터키로 여행 갔던 일이 생각난다. 겨울에 떠났던 여행이라 터키 내륙 지방은 추웠고, 반대로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이스탄불은 따뜻했었다. 진기한 볼거리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했던 나라 터키. 이방인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의 공기는 또 얼마나 달콤했었는지......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은 느긋한 기분으로 아침을 먹는 일이었다. 현지인들이 먹는 빵과 진한 커피 한잔, 먹기에 결코 수월찮았던 올리브 열매와 각종 샐러드들, 그리고 그 소박한 아침식사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던 여유까지.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내게는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요새처럼 하루가 바쁘게 돌아가는 때는 오로지 그때 맛보았던 느긋한 아침 식사의 여유를 가질 수만 있다면 비행기표조차 아깝지 않을꺼란 맹랑한 욕심까지 부려보는 것이다.
그만큼 여행에서 먹는 일 만큼 행복한 일도 드물다. 이 책은 여행기에 먹을거리를 더했다. 저자는 세계 이곳저곳을 많이도 돌아다녔다. 세계의 유명한 도시들은 다 섭렵한 이력에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음식들까지 접하게 되면 그녀의 실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에서 우연히 만나 저녁 초대를 받은 사람이 베트남의 공주였다는 사실에서부터 런던에서도 귀족들만이 드나들수 있다는 회원제 레스토랑에 친구의 아들이 에스코트해서 참석했다는 일, 등등...... 별다를 것 없는 아침 식사에도 황홀해했던 나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만남과 여행기라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음식이야기를 담은 여행기라는 특이한 소재 때문에 호기심이 일었을 뿐 별다른 감동은 없다. 여행기라는 소재를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감상에 빠지지 않았던 이유는 내 일상에서 너무나 동떨어진 오로지 그들만의 식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