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33 - 세계편
권기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나는 책내용은 까맣게 잘도 잊어버리면서 책을 집어 들게 된 동기만큼은 꼭 기억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는데 이 책만큼은 어떤 이유로 읽게 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난다. 누군가가 좋다고 소개해 준걸까. 눈부신 가을, 하릴없이 인터넷 서점을 뒤지다 알게 된 걸까...... 처음에는 책 제목에 혹 했을 테지. "죽기전에 뭐뭐해야 한다"는 제목은 얼마나 자극적이며 자의식에 가득찬 말인가. 하긴 요즘은 이런 제목들이 너무 흔해빠져 김 빠진 사이다가 되어버렸지만.

책을 받아본 첫느낌은 박하사탕을 한바가지 입속에 쓸어넣은 것처럼 상쾌해졌다는 것. "화이트 샌드"라는 사막을 찍은 책의 겉표지는 얼마나 강렬하고 아름답던지......

눈치 챘겠지만 저자는 미술을 전공한 사진작가이다. 그가 세계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그 중에서 엑기스로 33곳을 골라 여섯가지 테마로 묶었다. 책의 구성은 B5사이즈의 사진과 서너장에 걸쳐 적은 감상문, 그리고 여행객을 위한 간단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여행팁에는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도 엄선해 놓았는데, 계절마다 같은 지역을 여러번 다니는 그가 부러울 뿐이다.) 감상문은 둘째다. 그림책처럼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절로 흐뭇해진다. 구태여 저자의 감상문에 얽매일 필요없이 아무곳이나 펼쳐놓고 사진을 보며 맘껏 꿈을 꾸어도 좋을듯. 아마 저자도 독자의 이런 무례함만큼은 슬쩍 눈감아 주지 않을까.

나는 불행히도 저자가 소개한 곳 중 딱 한곳만을 여행해 보았다. 그런 내게 사진만큼은 화이트 샌드가 가장 압권으로 보이고 가장 여러번 펼쳐보게 되는 여행지는 내 오랜 꿈의 여행지인 그리스 섬들과 인류가 영원히 풀지 못할 수께끼 중의 하나인 페루의 마추픽추, 문명의 이기를 멀리한채 18세기 방식대로 살아 가고 있는 소박한 사람들의 고향 미국의 아이시등이다. 각나라별로 일년에 한 나라씩만 가봐도 족히 20년은 걸릴테니 아뿔사, 꼬부랑 노인이 되는 길은 이렇게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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