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 - 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 실험
김영권 지음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든다. 그래, 이게 바로 내 꿈이야...

마음에 쏙 들었던 책 제목과는 달리 처음에는 툭툭 끊어지듯 읽히는 건조한 짧은 문장들에 호흡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조금 눈에 익으니 그때부터는 일사천리로 읽게 되었다. 내 꿈에 근접한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쓴 글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나는 아직 돈(물질적 풍요)이 아쉬어서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타의든 자의든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도 저자처럼 도시의 삶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자연과 벗하면서 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유롭고, 영적으로는 좀 더 진보하는 그런 삶!  이런 삶이라고 해서 아무 준비없이 어느 날 시골로 이주를 한다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 삶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바탕으로 현재의 삶에서 조금씩 비워내고 아껴가며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삶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 말이다.

 

저자는 하루이틀 이런 삶(벌기를 포기하고 생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삶)을 꿈꾼게 아닌 듯하다. 그의 글 도처에 단순함과 소박함에 대한 찬사가 넘친다. 물질적 풍요보다 자발적 가난을 더 우위에 두고 있다. 덜 벌지만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가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물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삶을 누리는 지금이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책 말미에 적어 놓았듯 이런 저자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사치로 보일 수 있을지 모른다.(저자는 한달 최저 생활비로 백이십만원의 마지노선을 설정해 놓았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화폐가치만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저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한달 생활비가 많고 적음을 떠나 각자 좀 더 본질적인 삶에 충실하자는 그의 뜻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책 읽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진 글을 만났을때 느껴지는 반가움에도 있다면, 이 책은 바로 그런 종류의 반가움을 선사한다. 그런면에서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만큼은 책읽기의 즐거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안겨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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