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다
마음은 주인이 되어 모든 일을 시키나니
마음 속에 악한 일을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도 이를 따른다
그 때문에 고통이 따르는 것이
마치 수레를 따르는 수레바퀴자국처럼
"법구경"중에서(P.130)

우리는 하루하루가 무섭도록 바쁘게 돌아가는 세계속에 살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뒤돌아볼 여유 조차도 없다. 그러다 문득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 회의가 들어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 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앞에서 옆에서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나를 한없이 초조하게 만든다.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들 사이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나 또한 뛰는 수 밖에. 

이렇게 모든 것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여유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유가 없으니, 내 삶 속의 소중한 관계는 뒤로 밀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기적이 되거나 위악적으로 변해가며, 생활은 아무 생각없는 무조건적인 반사에 의한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그건 어쩌면 동물적인 삶보다 나을게 없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 고질병에 대한 치유책으로 "마음의 속도를 늦추라"는 처방을 내려준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다 보면 자연히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게 되고, 그것은 곧 과거에 발목 잡혀 시간을 헛되이 보내거나 , 미래를 불안해하느라 삶의 즐거움을 놓쳐버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얼마나 많은 옛 성현들이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고 가르쳐왔던가...... 단순히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의 길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니 놀랍다. 그러나 어떻게 마음의 속도를 조절 할 수 있단 말인가? 눈과 귀와 입등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감각을 조절하며, 명상을 통하여 이리저리 날뛰는 마음을(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내가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충직한 하인으로 만든다면 모든 일이 가능해진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지며,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평정심을 흐뜨리지 않을 수 있다면 모든 게임은 끝난 것이다. 내가 진정한 나의 주인이 되었으니.......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읽고 있으면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덕분에 훌륭한 명상가 한분을 더 만나게 되었으니 내게는 더없이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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