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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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사전적 의미는 "선천적으로 보통 사람보다 아주 뛰어난 정신 능력이나 재주, 혹은 비범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저자는 책속에 소개된 그녀의 사랑하는 여덟 친구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내가 보기에 뛰어난 이 여덟 친구들은 보통 사람과 천재 사이의 중간자다. 그들이 평범한 보통 사람보다 재능이 많다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정말 타고난 천재들은 아닌 것이다. 즉 그들이 과거나 현재를 통해 본인의 목표점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보통 사람이나,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 보이는 끈기와 열정 고독속에 녹아 있는 집념과 인내를 보면 그들은 천재다.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미래에 더 아름답게 빛날 천재들.

 

개인적으로 특히 자연다큐멘터리 감독 박수용과 야생 영장류 학자 김산하의 이야기는 자못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자연속에서 동물을 촬영하거나 연구하는 과정을 읽고 있으면 일상을 견디는 그들의 태도에 경건함마저 생긴다. 박수용 감독은 세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호랑이를 기다리기 위해 상상 이상의 긴 시간을 벙커속에서 홀로 고독과 싸우며 보낸다. 김산하 연구원은 한국인 최초로 긴팔원숭이 연구하는 학자인데, 그가 자바섬에서 처음 한 일은 원숭이를 만나기 위해 오로지 그 무더운 정글속을 달리는 것이었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을 것만 같은 동일선상의 반복적인 일을 묵묵히 해냈던 것이다. 그런 힘겨운 생활들이 있은 후에야 배로소 성취가 있었다.

 

저자는 일상만이 미래이고 희망이라고 말한다. 밥 먹고, 자고, 일하고, 공부하는 일상이 모여 꿈꾸는 미래가 된다. 일상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힘이 없다면 미래 또한 없다. 아마도 범부와 천재를 가른 기준은 일상을 살아나가는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본인만의 사생활에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천재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경험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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