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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고독으로부터 찾는 해답 ㅣ 서양문학의 향기 10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릴케... 중학교 겨울방학때 선물로 받았던 책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물론 지금과는 판본이 틀려서 꽤 두꺼운 책이었다.(아마도 시와 같이 수록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오~ 그때, 난 이 위대한 시인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어려운 책도 있나부다 몇 줄 읽고 놔버리고, 또 몇줄 읽고 놔버리다 결국엔 포기를 했었다.
이제 나는 이 편지를 쓴 시인보다도 더 나이를 먹어 버렸다. 그리고, 이제서야 고독을 사랑한 이 아름다운 시인의 말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 몸이 얼얼해지는 전율을 느낀다. 그렇구나... "위대한 시인"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생과 사랑, 고독에 대해 마치 인생 전체를 살아본 노인과 같이 현명하고 냉철한 통찰이 이렇게도 가능하구나 감탄을 한다. 겨우 스물여덟의 나이에 말이다.(이 편지를 쓴 릴케의 나이는 스물여덟이다.)
나 자신을 봐도 그렇거니와 인생을 오래 산다고 모두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코앞의 이익과 생활에 노예처럼 끌려다닐때, 릴케의 고귀함은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선다. 부끄럽다. 나는 가장 순수한 나이에 한번이라도 이처럼 고상한 이상과 열정을 가슴에 품어 보았던 적이 있었는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 나이 들기 전에 릴케를 다시 만났다는 것, 아직까지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한다는 것... 정말이지 세상에는 꼭 읽어야 할 책들이 있다. 바로 이 책처럼.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