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생각
박경화 지음 / 북센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요일 아침 여섯시. 눈을 뜨자마자 체육복으로 갈아 입고 근처 산에 올랐다. 즉흥적인 산행이었다. 꽤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산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는데, 건강을 생각해서인지 모두 열심히 산행중이시다. 상쾌한 새벽 공기를 깊이 깊이 마시며 혼자 가볍게 올라가는 산길이 지루하지 않다. 조용히 올라가는 산길이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한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으랏차차!!!" 기합소리. 허걱~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음......

산에서 무심코 지르는 기합소리 내지는 고함소리가 야생동물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란다. 하긴 등산을 하고 있는 나도 이렇게 소스라치게 놀라는 판에 조용히 숲속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을 동물들에게는 두말하면 잔소리겠다. 이 책을 통해 안 사실 하나. 몇년전 유네스코에서 설악산을 문화유산으로 선정하려던 작업이 있었는데 결국 실패했다. 그 이유란 것이 어이없으면서도 슬프다. 실사단이 설악산을 산행하는 도중 단 한 마리의 야생동물도 보지 못했고 이것이 탈락의 이유였단다.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방법이 결코 어렵거나 거창하지 않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던 저자에 대한 믿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전편이 실생활과 가깝게 느껴지는 유용한 생택학적 방법들을 많이 실었다면 이 책은 현재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자연 파괴와 그 엄청난 재난에 무게를 더 실었다. 그러나, 무차별적 환경 오염앞에 자연을 되살리고자 제시된 방법은 전작과 동일하게 개개인의 실천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래서일까, 거대한 환경 오염앞에서 넋 놓고 무력하게 앉아 있기 보다는 나부터도 저자의 운동에 동참하여 뭔가 실천하고 싶어진다. 조용하지만, 힘있는 개인이고 싶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가 몰라서 저질렀던 실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필요가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행간 글쓰기가 너무 벌어져 있고, 각 장마다 글의 이해를 도울 요량으로 그려진듯한 삽화(꼭 필요한 삽화인지 개인적으로 의심스럽다.)때문에 책의 분량이 너무 늘어나 버렸다는 점이다. 자연환경을 다룬 책이라고 볼 때, 그리고 저자가 책 머리말에 이 책의 종이가 되기 위해 희생된 나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걸로 미뤄볼때 분량이 적었다면 좀 더 저자의 깊은 뜻에 부합되지 않았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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