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쓸모 - 팬데믹 세상 이후, 과학에 관한 생각
전승민 지음 / 체인지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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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카페 서평단으로 도서 제공받음

 

이 책은 저자의 머릿말에서부터 '쉽게 쓰고 말겠어...!' 하는 열기가 느껴지는 글이다.

흔히 쉽게 썼다고 자부(?)하는 과학책들도 대학교 이상의 고등교육을 이수해야만 이해하기 수월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면에서 고등학교 이후로 과학책을 들여다보지 않은 나같은 '문송'한 이는 끝내 완독하지 못하고 덮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책은 정말 신문 칼럼처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있다.

300p가 채 안되는 종이책이라서 분량도 부담이 없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접하고 휴치한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 질병 / 인공지능과 로봇 / 에너지와 뇌과학 크게 3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생활에 밀접한 최신 사례 해설과 현재의 트렌드, 앞으로의 전망까지 충실히 담았따.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로 서두를 연 것은 좀 식상하다고 생각해서 아쉽기는 하나,

알러지와 유전적 기저질환, 유전자변형까지 폭넓게 다루는 전개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 책만으로 과학을 정복할 수 있다는 건 당연히 거짓말이고, 불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개념을 이해하고 '알못'을 탈출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본다.

과학은 어려운 거라고 믿고 지레 겁먹고 있는 '문송'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민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약 관심이 없다면 정보를 독점한 사람들이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고, 국가 전체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맞춰 세상의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갈 우려가 높아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모르고, 그저 누군가가 정해 놓은 제도에 따라 그저 끌려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테지요.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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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십사번화신풍 - 봄바람, 봄꽃, 봄놀이
천상아 / 달시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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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카페 서평단으로 도서 제공받아 읽어봄

저는 이 책을 통해 이십사번화신풍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고, 단순히 꽃을 소개하는 책인줄 알았다가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 조금 헤맸던지라, 먼저 이 개념을 이해하고 읽는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십사번화신풍이란 24절기 중 소한~곡우까지 약 4개월동안 닷새마다 새로운 꽃이 피는 것을 알려주는 24회의 봄바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소한~곡우까지라서 8개의 절기이고, 한 절기당 평균 15일 가량이니 15×8=120일이라서 4개월입니다.
이 이십사번화신풍의 목차 순서도 저자가 임의로 정한 게 아니라, 각 절기별로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꽃마다 조금씩 구성이 다르긴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단순히 꽃 사진 및 학명 등 꽃 자체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이름의 유래, 은유와 의미, 은유의 유래가 담긴 각종 고사 등을 담았습니다. 중국 고사가 많고(세어보진 않았지만 아예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경우 외에는 당송대가 많은 듯 했습니다), 우리나라 옛 선비들의 시조와 근현대시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도 여러컷씩 실려있고 꽃이름과 종류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나중에 공원에라도 산책 나가게 되면 꽃을 보면서 이 책에 실린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북으로만 출간된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있는데,
수록된 사진이 모두 컬러 사진이라서 내용은 흑백리더기로 읽더라도 사진은 휴대폰 등으로 보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라도 사진이 인화된 종이책도 함께 출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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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회학 -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
석중휘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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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카페 서평단으로 도서 제공받음

처음 이 책의 제목과 저자의 약력을 보았을 때 조금 괴리를 느꼈습니다.
이 책의 부제도 "디자인으로 읽는 인문 이야기"이긴 했지만,
호구와 디자인을 어떻게 엮을지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디자인과 기호학, 사회적 통념에 대한 합의 및 시각화 등에 대한 개념 이해를 선행한 후
주제인 호구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결론짓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저자가 비판하고 있는) 디자인=돈 으로만 알고 그외엔 관심 없는 대부분의 이들에게 참 친절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호구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서 드릉드릉 했던 한 사람으로써,
중간의 이야기 전개에 한번씩 갸웃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호구란 무엇인가'가 아님을 상기하며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자가 현재는 교수이긴 하지만 일선에서 업무를 해본 디자이너 출신이어선지,
글 내용 전반에 현장감이 넘치는 묘사와 생생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건 찐이다, 100% 경험담이다 싶은 이야기들 ㅎㅎ
본인이 하고싶은 말에 대해 화려한 미사여구를 남발하기보다는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기술해놓아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친숙한 사례의 다양한 인용과 예시로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이해도 쉬웠고, 와닿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최근 10여년간 한국사회에서 발생했고 계속 발생하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해

디자이너의 시각을 더해 설명하고 있는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한줄 요약이자 메시지입니다.

[모순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우린 여전히 '착함'이란 기호와 함께 호구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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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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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는 드라마/영화/뮤지컬로도 만들어진 대작 중 대작인 소설이다.

손바닥만한, 일반 책보다 약간 작은 크기에 내용만 686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라 처음 책을 받자마자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문장이 굉장히 수려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넘쳐나서,

책장을 펼치기만 하면 언제어디서든 18세기의 프랑스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아 생각보다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시기의 프랑스와 영국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루이16세나 마리 앙투와네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다.

언급이 되기는 한다, '왕'은 시민들에 의해 이미 끌어져 내려왔다고.

하지만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하던 '애국시민'과,

애국시민의 주적인 귀족,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귀족이라는 지위를 가진 이들의 횡포, 폭정과 그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만들어낸 광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생생했다.

귀족과 관련된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뿌리뽑으려는 이와 거기에 선동되는 수많은 이들의 광기.

폭주하기 시작한 집단의 움직임에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혹은 잡을 수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화려한 문장을 담백하게, 하지만 빠짐없이 번역하고 시대상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꼼꼼히 각주가 달려있어

한층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파리 생탕투안의 거리 한복판에 서서 광기어린 애국시민들의 행렬을 지켜볼 수 있었다.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면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다 함께 천국으로 향하다가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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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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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는 워낙 유명한 책이니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저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역설적인 의미를 가진 일종의 파라다이스, 환상국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

뭐가 어떻길래 최상의 국가(이자 존재할 수 없는 곳)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이 책은 1, 2권(일반 책의 1, 2부 개념)과 서신&시, 해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은 유토피아에서 몇 년 살다온 사람이 현실 국가에서 관리가 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얘기하고,

2권에서는 유토피아가 어떤 나라인지를 정치, 사회구조, 경제활동, 종교, 군대, 여행방식, 범죄자 징계 등 여러 방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내용이 정말 구체적이라서 마치 실제 경험하고 온 얘기를 듣는 양 생생합니다.


이 책은 라틴어 원전 완역본인데,

현대지성 출판사의 완역본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자세한 각주 해설이 여기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저자 토마스모어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고대 그리스의 철인국가 및 플라톤의 이론이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 그런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지명이나 직책명이 자주 나오는데,

가상의 인명, 지명 등에 대해서도 각주에 원어 단어의 의미 해설이 달려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저자가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주변 국가의 정세 등도 꼼꼼하게 해설되어 있어서,

저같이 중세~근대 유럽사를 잘 모르는 이가 보기에도 맥락 이해에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정치 환경에 대한 배경 설명은 책 내용 이해하기에 필요한 내용만 쏙쏙 뽑아서 알려주는 족집게식 강의입니다. ㅋㅋ

 
사실 제대로 읽어보기 전에는 시대적/기술적 한계로 그때는 실현시키기가 불가능했던 꿈같은 일들(ex. 스마트폰 같은)이 가능한 나라라서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인 게 아닐까 했는데,

완독한 지금 봐도, 앞으로도 존재할 수 없는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뜬구름 잡는 내용이 아닌, 작금의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거리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고전은 역시 고전인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학창시절에 봤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다가도,

성인이 봐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라서 지금이라도 읽게 된 게 다행이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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