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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평점 :
*이북카페 서평단으로 도서제공받아 읽어봄
<두 도시 이야기>는 드라마/영화/뮤지컬로도 만들어진 대작 중 대작인 소설이다.
손바닥만한, 일반 책보다 약간 작은 크기에 내용만 686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라 처음 책을 받자마자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문장이 굉장히 수려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넘쳐나서,
책장을 펼치기만 하면 언제어디서든 18세기의 프랑스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아 생각보다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시기의 프랑스와 영국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루이16세나 마리 앙투와네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다.
언급이 되기는 한다, '왕'은 시민들에 의해 이미 끌어져 내려왔다고.
하지만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하던 '애국시민'과,
애국시민의 주적인 귀족,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귀족이라는 지위를 가진 이들의 횡포, 폭정과 그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만들어낸 광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생생했다.
귀족과 관련된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뿌리뽑으려는 이와 거기에 선동되는 수많은 이들의 광기.
폭주하기 시작한 집단의 움직임에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혹은 잡을 수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화려한 문장을 담백하게, 하지만 빠짐없이 번역하고 시대상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꼼꼼히 각주가 달려있어
한층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파리 생탕투안의 거리 한복판에 서서 광기어린 애국시민들의 행렬을 지켜볼 수 있었다.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면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다 함께 천국으로 향하다가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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