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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ㅣ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평점 :
*이북카페 서평단으로 도서 제공받음
<유토피아>는 워낙 유명한 책이니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저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역설적인 의미를 가진 일종의 파라다이스, 환상국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
뭐가 어떻길래 최상의 국가(이자 존재할 수 없는 곳)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이 책은 1, 2권(일반 책의 1, 2부 개념)과 서신&시, 해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은 유토피아에서 몇 년 살다온 사람이 현실 국가에서 관리가 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얘기하고,
2권에서는 유토피아가 어떤 나라인지를 정치, 사회구조, 경제활동, 종교, 군대, 여행방식, 범죄자 징계 등 여러 방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내용이 정말 구체적이라서 마치 실제 경험하고 온 얘기를 듣는 양 생생합니다.
이 책은 라틴어 원전 완역본인데,
현대지성 출판사의 완역본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자세한 각주 해설이 여기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저자 토마스모어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고대 그리스의 철인국가 및 플라톤의 이론이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 그런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지명이나 직책명이 자주 나오는데,
가상의 인명, 지명 등에 대해서도 각주에 원어 단어의 의미 해설이 달려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저자가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주변 국가의 정세 등도 꼼꼼하게 해설되어 있어서,
저같이 중세~근대 유럽사를 잘 모르는 이가 보기에도 맥락 이해에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정치 환경에 대한 배경 설명은 책 내용 이해하기에 필요한 내용만 쏙쏙 뽑아서 알려주는 족집게식 강의입니다. ㅋㅋ
사실 제대로 읽어보기 전에는 시대적/기술적 한계로 그때는 실현시키기가 불가능했던 꿈같은 일들(ex. 스마트폰 같은)이 가능한 나라라서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인 게 아닐까 했는데,
완독한 지금 봐도, 앞으로도 존재할 수 없는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뜬구름 잡는 내용이 아닌, 작금의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거리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고전은 역시 고전인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학창시절에 봤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다가도,
성인이 봐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라서 지금이라도 읽게 된 게 다행이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