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들 -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것의 새로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들시리즈 5
이보현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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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외국에 나가서 사는 것이 꿈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냥 외국이 아니라, 미국 LA에 가서 사는 것이 꿈이었다. ㅎㅎ

그런데 지금 마흔이 넘은 나는..

해외라고는 여행 정도로만 깔짝깔짝 나갔다온 게 전부인고,

미국은 하와이와 괌 섬만 나갔다 왔지 LA는 커녕 미국 본토 땅은 밟아보지도 못한 삶을 살고 있다.

같이 사는 남자가, 해외 이민은 꿈도 꾸지 않는 그런 사람이어서

"한국이 최고지. 나가서 뭐 해 먹고 살 건데?"라는 말을 들을 때면

'우리 애들은 영어 잘해서, 어디든 나가서 꿈을 펼치며 살았으면 좋겠다... 아.. 그런데, 그렇게 나가서 살면 애들을 잘 못 볼 수도 있잖아... 그럼 싫은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해외생활들>이라는 이 책은,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일기 형식으로 적어 놓은 책이었다.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마신 커피 이야기도 있고,

미국에서 아이를 가지고 태명을 아톰이라고 지었던 이야기도 나오고,

체육을 싫어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저자가 해외에서 복싱과 마라톤을 하게 된 이야기도 나오고 그렇다.

독일에서, 독일말을 잘 하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되면서

매일매일이 시험대에 올라선 느낌이라고 적은 파트를 보면서

'아.. 나도 어느 외국이든지, 나가면 저렇게 고생을 했겠지... 그러니 금방 포기하고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저런 과정을 이겨냈으니 저렇게 독일에서 오랫동안 살 수 있었겠지... 나도 영어 공부를 지금이라도 다시 해 보면 외국 여행 갔을 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랬다.

해외에서 살면, 당연히 한국이 그리워지는 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나가서 사는 것보다 성인이 되어서 나가서 살면 더 그렇겠지..

저자도, 때때로 한국을 그리워하다가..

결국은 부모님의 병환이나 건강 걱정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게 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부모님의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어린애처럼 징징대거나, 투덜대거나, 짜증을 내거나 한다는 것...

그런 사실들을 떠올리면서 나도 작가와 함께 책장을 덮었다.

남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경험을 엿보면서 내 생각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해외 생활 유랑기..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해외에 나가서 살았다면 어땠을 것인지 상상을 해 보기도 하고,

우리 엄마 아빠가 아프고 늙고 병든다면 나는 어떻게 하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랬다.

사소하지만 소소하고, 그럼에도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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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걷는사람 에세이 15
이현우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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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라던가.. 베지테리안이라던가...하는 단어들을 들으면

'그렇지.. 동물을 저렇게 먹는다는 게 잔인하기도 해.. 동물들이 죽을 때 겪는 끔찍한 고통이 고기 속에 남아 있고, 그 고기를 인간이 먹는 건데, 그게 인간에게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라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런데, 또 막상 풀만 가득한 밥상을 받으면,

'와... 이게 뭐야? 뭘 먹으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밥상을 차려준 엄마에게 서운한 감정이 팍 올라오기도 하는 나를 바라보며 '어휴... 나도 똑같다...'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러다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보니.. 우리 아이들이 고기를 잘 안 먹는데,

'그래.. 고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닐 거아. 채소를 잘 먹으니까 영양적으로 부족한 거는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다고

'고기를 안 먹으면 단백질을 얻을 수가 없는데.. 그러면 애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서로 싸우게 된다.

나는 개를 먹지 않는데, 소, 돼지, 닭고기는 먹는다.

그런데.. 소와 돼지는 잘 모르겠지만, 닭들이 사육되는 환경을 보면,

'저렇게 좁은 닭장 안에 저렇게 많은 닭들이 있다는 건가? 쟤들이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쟤들이 낳은 달걀은 괜찮은 걸까? 먹어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도 들게 되고..

그러다가도, 저녁 반찬 할 게 없으면 달걀프라이라도 하나 해서 같이 먹어야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를 쓴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생활 속 혼란을 겪다가

결국에는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이었다. (물론 나는 아직 채식주의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저자가 대형마트에서 비건 재료들을 사면서 겪는 여러가지 생각들은

내가 하는 것과 비슷했다.

부단히 노력하지만, 노력한 것 만큼 실속은 없는 것 같은 경험도 하게 되는 것..

"너 하나 고기 안 먹는다고 뭐가 바뀌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들 말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것...

채식을 한다면,

대안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할 수도 있다는 것,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과 달리 나 혼자 뭐 빼 달라, 뭐 빼 달라 말하기가 힘들 수 있다는 것,

정말 고기를 하나도 먹지 않고 힘을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는 것.. 등등

내가 아직 채식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저자는 이 모든 단점을 이겨내고(?) 채식주의자의 삶을 선택했고,

그렇게 살고 있고,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채식주의자가 되기 위해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들,

채식주의자가 되면서 우유까지 모두 끊었을 때의 이야기들,

채식주의자가 된 후에 선물 하나 고르고 받는 것까지 신경써야 하는 이야기들...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일기처럼 적혀 있다.

다른 사람이 쓴 채식주의자 일기를 보면서

아.. 나도 이 정도면 채식주의자 흉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어휴... 이렇게까지 하면 너무 어렵고 힘들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는 아직까지 오락가락한 그런 상태임을 깨닫게 되었다. ㅎㅎ

예전보다 고기를 더 적게 먹고 있기는 하지만,

이거는 사실 고기를 피하는 것은 아니고,

고기보다 더 맛있는 것들이 있으니 그것으로 채웠기 때문에 고기 생각이 나지 않는 것 같고,

동물복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돌아서면 또 금세 잊어버리고 마는... 나와는 가깝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는 현실이 또 그렇기도 하고..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채식주의자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채식주의자의 삶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흉내를 내 볼 수는 있을 정도의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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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 처음이야 산하작은아이들 70
조성자 지음, 차상미 그림 / 산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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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친해지고 싶었던 아이들은 나와 좀 다른 아이들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말수도 적고, 활발하게 뛰어노는 것보다는 그냥 자리에 앉아서 하는 놀이들이 더 좋았고,

뛰어노는 것보다는 책 읽는 것이 더 좋았던 그런 아이였다.

그런데,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고, 말도 많고, 활동적인 그런 아이들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상경이는

자기와는 많이 다른 엄마 친구 딸.. 말 그대로 엄친딸인 아영이를 향한 다양한 감정을 겪게 된다.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영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가..

그러다가, 아영이에 관심(?) 같은 것이 생겼는지 셰익스피어 책을 읽기도 하고,

처음에는 아영이가 우리 집에 오는 것이 불편하고 싫었는데,

이제는 아영이가 오는지 안 오는지, 언제 오는지 엄마에게 묻기도 하고...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볼 법한 내용이고, 그래서 글밥도 그렇게 많지 않은 책이다.

그래서 아직 학교 들어가지 않은 7살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엄마와 함께 읽으면서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사람을 향한 나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는지,

나랑 다른 취향(?) 성향(?)을 가진 아이와 친해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신박한 그런 대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은 같지 않다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은 이상한 게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는 어렸을 때 좋아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했었는지,

이런 경험을 했었는지 어쨌든지 기억도 없기는 하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좋은 경험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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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조각 모든요일그림책 4
박찬미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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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름을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다도 갈 수 있고, 짧은 반바지도 입을 수 있고, 맛있는 과일도 많고!

그런데, 또 너무 뜨거운 기온이 되어버리면 '아.. 여름... 지겹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어렸을 때에는 어떻게 여름을 보낸 거지... 에어컨도 없었고, 학교에는 어떻게 다녔던 걸까? 그때는 여름보충이라고 맨날 학교에 가서 앉아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그보다 더 어렸던 5살 때.. 지금 내 기억에는 전혀 없지만 사진으로 남아 있는 기억에는 우리 네 식구가 동해바다에 놀러갔던 경험이다. 아빠가 찍은 사진에서 보면, 바다에 들어가지는 않았고, 내 동생과 나는 모래놀이를 재미있게 하고 앉아 있다. 아주 어린 꼬맹이.. 지금 내 아이들보다도 더 어렸을 때였던 나.

<파란 조각>은 그림이 정말 너무너무 예쁘고, 귀엽고, 섬세하고, 예술이다.

그림이 정말... 한 획 한 획마다 작가의 정성이 가득하고,

그렇게 표현한 바다의 물결, 수영하는 아이의 볼, 엄마의 얼굴...

모든 것에 작가의 정성이 가득가득 들어 있다.

여름이 오면, 나는 5살 때 다녀왔던 그 여름 바다를 찍었던 아빠의 사진이 기억이 나는 것처럼,

여름이 오면, 이 책의 주인공도 여름 바다의 냄새를 떠올리게 된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갔던 바다에서,

"저 바다 끝에는 뭐가 있어요?"라고 물었던 우리 아이들의 질문처럼,

이 책의 주인공도, 저 바다 끝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한다.

역시 아이들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글은 별로 많지 않지만,

정말 그림이 다 하는..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상상도 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책 한 권으로 나의 유년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다음에 우리 바다가면, 얘처럼 이렇게 한 번 바닷 속에 들어가 보자!"라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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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때문이야 맑은아이 12
신현경 지음, 이갑규 그림 / 맑은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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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정말 다양한 그림책을 읽게 된다.

그 중에서도 사실 창작동화는 동물이 나오는 책이 많은 편인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사자라던가 토끼.. 뭐 이런 동물들이 주인공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원숭이가 주인공이다!

원숭이가 주인공인 동화책은.. 내 기억으로는 음... 아마도... 거의 없었는데...

그런데 이 원숭이는 도대체 왜 화가 났을까?

왜 아빠 때문이라고 말하는 걸까? 너무 궁금했다.

동화책 내용을 말하면, 스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기 좀 그렇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종종 엄마 때문이야! 라고 말하기는 하는데

그거란 비슷한 거여서, 책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귀엽군...ㅎㅎ

원숭이는 꼬리가 다 긴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서울대공원에서 봤던 원숭이도 꼬리가 없었다.

왜 그걸 이제야 알았지... 다음에 동물원 가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꼬리가 긴 원숭이도 있고, 꼬리가 노란 원숭이도 있고, 꼬리가 없는 원숭이도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어떤 재주가 있기도 하고, 또 저 아이는 그 재주는 없어도 다른 재주가 있기도 하고 그렇다.

우리 집 아이들은 쌍둥이인데도, 너무나 다른 취향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를 이해시키는 데에 도움이 됐다.

사실 그동안은, 쟤는 어쨌어요, 저쨌어요,

아니에요, 얘가 그랬어요, 이랬어요... 하는 통에

매번 그 사이에서 싸움을 중재시키는 역할을 하느라 힘들었는데

이렇게 서로가 가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

아이들도 조금 이해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동화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엄마가 수천 번 잔소리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책장을 덮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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