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양치기 소녀 마음을 키우는 문학여행 5
앤 로럴 카터 지음, 박미낭 옮김 / 파라주니어(=파라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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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겉표지가 아이의 얼굴인 이 책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손에 들어 온 순간 제목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양치기 소녀’라....... 뭘 의미하는 말일까?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 분쟁에 관한 이야기다. 말 그대로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는 양치기 소녀 아마니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녀는 남들 다 가는 학교에 갈 생각은 없고 오로지 할아버지와 씨도의 봉우리에서 양을 키우며 양치기 업을 이어 받길 원한다. 씨도의 봉우리란 할아버지의 산이란 뜻으로 그녀가 양들에게 풀을 먹이려고 데려가는 장소이다. 그러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돌아가시게 되고, 그의 유언에 따라 아마니가 양치기 업을 이어가게 된다. 그녀는 그가 돌아가시기 전 배워놓은 것들과 할아버지의 지팡이, 양치기 개 사헬과 함께 양들을 잘 돌보았다. 그런데 평화롭던 그녀의 삶은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의해 점차 깨지기 시작한다. 정착민들이 아마니의 집 근처에까지 도로를 뚫는 다는 소식을 들었고, 뉴스를 통해 도심지에서는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고, 일방적으로 정착촌을 건설하고, 도시로 가는 길까지 막아버린다. 이에 저항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모두 감옥으로 끌려갔다. 아마니의 큰 아빠도 가족들이 딴 올리브를 팔기 위해 도시로 가는 도중 감옥에 가셨다. 그런 가족을 도와준 사람은 이스라엘 랍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배고픈 양들을 위해 씨도의 봉우리에 그들을 먹이기 위해서 갔다. 씨도의 봉우리에도 정착민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 그들은 그녀의 산까지 점령했던 것이다. 그러다 점점 정착민들이 아마니의 양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아마니는 풀을 먹이고 있었다. 평화로운 가운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 정착민이 아마니의 양 한 마리를 쏜 것이었다. 그녀는 놀래서 사헬과 함께 양을 데리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보았을 땐 총을 쏜 정착민 옆에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총 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죽은 양을 위해, 지금 살아있는 양들을 위해 아마니는 학교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찾은 평화로운 비밀의 장소에서 그 이스라엘 소년 조너선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친해지게 되었다. 그러다 정착민들이 뿌린 독에 의해 아마니의 양은 2마리 밖에 남지않게 되었고, 아마니는 그와 얘기를 하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전부 무력을 쓰며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뒤 조너선은 원래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던 날, 가족들이 아무도 집에 없을 때 불도저가 와서 아마니의 집을 부수기 시작했다. 거의 다 부서진 집에 아마니는 양들이 걱정되었고, 엄마의 하나밖에 없는 외할머니의 유품인 피아노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양 2마리는 모두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 양들을 데리고 비밀의 장소로 가 할아버지께서 추운 겨울 내내 버틴 것을 생각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마니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다른 가족들은 아마니를 보고 반겼다. 그리고 아마니는 그들로부터 어제 불도저가 집을 무너뜨리는 것을 보고 집으로 달려간 아빠가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아마니는 이스라엘 랍비에게 전화를 하고 아빠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이 이야기는 힘 없는 나라의 백성이 당하는 서러움과 고통을 잔잔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의 싹을 놓치지 않고 있다. 폭력 투쟁을 주장하는 큰 아빠, 비폭력을 주장하는 아빠, 이스라엘이 정당하다 주장하는 사람,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들을 도와주는 랍비와 같은 사람, 이도저도 아닌 갈팡질팡하는 사람. 꼭 어느 사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오늘 날 팔레스타인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잘 묘사해놓은 것 같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팔레스타인에 대한 비판 그 둘을 다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보이는 것의 이면을 다시 보도록 이끌어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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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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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키무라 노부로라는 초보 택시기사의 이야기이다. 그는 한 때 잘나가던 은행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지만 단 한 번의 말실수로 파견근무명령은 받게 되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43살인 노부로는 아내 리츠코와 딸 도모미, 아들 게이타와 살고 있다. 전직 은행원인 노부로는 새로운 직장을 물색하지만 결국 초보 택시운전 기사가 되고 만다. 택시 운전을 시작한지 삼개월,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는 도쿄, 새로운 생활이 노부로에게 찾아온다.

처음엔 매일매일 할당된 택시 지입금을 내지 못해 하루 종일 허덕이고 스트레스로 뒤통수에 원형탈모까지 생겼다. 그리고 때때론 자신의 지갑에서 채워넣기도 했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은행원 시절에 자신이 가족에게 얼마나 무심했는지 그는 느꼈다. 그의 가족 생활은 가족 생활대로 삐걱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도모미는 그가 말을 걸면 대꾸조차 하지 않았으며, 게이타는 매일 게임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런 노부로에게 '~라면' 하는 몽상은 하루의 즐거움과 현실의 고통을 덜어줄 위안이 된다. 택시 안에서 만난 손님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는 꿈을 꾸고, 과거 자신의 연인이었던 메구미와 연결되었다면 하는 꿈을 꾸면서 자신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 현실 부적응과 몽상에 사로잡혀, 인생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그의 삶 속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전 여자친구인 메구미의 얼굴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매일 메구미의 집 앞에 차를 세워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낮잠 자는 곳이 이 곳일 뿐이라고 위안을 했다. 그는 그 곳에 주차를 하고 있으면 대부분 장거리 손님을 태웠다. 그는 메구미가 자신의 행운의 여신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그는 지입금을 채울 수 있었고, 그는 택시 운전사들 중 돈을 잘 버는 톱이 되었다. 그러다 그녀의 집 마당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와 메구미가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자식인지 궁금해 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아이들이 그녀의 올케의 자식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메구미가 화단에 물을 주고 있는데 남자아이가 와서 귀찮게 굴었다. 노부로는 올케에게 구박을 받는 메구미가 불쌍해졌다. 그런데 그 때였다. 메구미가 남자아이의 슬리퍼 뒤를 밟아 아이가 넘어졌다.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메구미가 그 순간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걱정하는 척 하다가 아이의 귀를 잡아 댕기면서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노부로는 메구미에 대해 그동안 키워왔던 망상이 깨져 버렸다. 그리고 꿈에서 메구미와의 결혼 생활을 꿈꿨는데 그녀가 아이에게 하던 행동을 자신에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것도 기분나쁘게 웃으면서 말이다. 그 순간 노부로는 자신의 아내인 리츠코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노부로는 깨닫게 된다. 그리고 리츠코에게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자신을 얼마나 생각해주는지 듣고서 노부로는 좋은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다. 노부로는 아들을 위한 야구 글러브와 딸을 위한 워크맨을 사게 된다. 몽상가 초보 택시 기사가 어느새 좋은 초보 아빠로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작고 초라한 택시를 운전하는 노부로에게서 우리가 살아갈 희망과 삶의 이유를 배울 수 있었다. 현실에 대한 불만, 과거에 대한 집착이 아닌 현실을 사랑하고 미래를 꿈꾸는 긍정의 힘을 얻을 수 있게 된것이다. 어디선가 '나, 다시 돌아갈래', 가 아닌 '나, 이제 행복해' 라는 노부로의 커다란 외침이 들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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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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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이다. 받을 당시엔 아무런 생각 없이 책상 위에 던져 놓았는데 우연히 책상 정리를 하다가 발견해서 읽게 되었다. 그 땐 몰랐는데 다시 보니 책의 겉표지가 신비롭게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스는 아프신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는 물을 좋아했고 수영하기를 좋아했다. 가족들과 할아버지께서 어릴 적에 살던 곳으로 마지막 여행을 가기로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여행을 가기 며칠 전 쓰러지셨다. 그러나 할아버지께선 가족 여행을 미룰 수 없다며 퇴원을 하시고 여행을 가셨다. 그는 꼭 그 곳에 가서 자신의 리버보이라는 그림을 마치고 싶어하셨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막히던 길을 지나 휴가 기간 내내 지낼 별장에 도착했다. 그녀의 눈에 제일 처음 들어온 것은 시냇물이었다. 물을 좋아하는 제스에겐 당연했을 것이다. 그 별장은 마을과는 좀 떨어진 곳에 있어 조용했다. 그녀가 강물 소리를 즐기기엔 맞춤이었다. 다음 날 그녀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강물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수영장과 바다에선 수영을 많이 해봤지만 강에선 해본 적이 없어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내 그 조심스러움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한참 수영을 하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지만 누군가 있다는 불안감은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 할아버지와 그림을 그리려 새벽에 수영을 하며 지나쳤던 그 곳에 갔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할아버지께선 별장으로 다시 돌아오셔야했다. 침대에 눕혀 드리고 나오는데 부모님과 알프레드 할아버지께서 서계셨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이 동네를 떠나기 전, 친구셨다. 부모님께 허락을 맡고 다시 수영을 하러 갔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던 강이 시작되는 곳에 가고 싶어 계속 걷다가 한 소년을 보게 되었다. 그는 폭포 꼭대기 위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었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애를 썼지만 그는 금세 사라지고 없었다. 제스는 갑자기 불안하고 초조해져서 별장을 향해 달렸다. 알프레드 할아버지를 통해 이 근처에 남자아이가 살지 않는다는 것을 들은 뒤 소년에 대해 계속 생각을 했다. 한밤 중 소년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물소리를 듣고 깬 그녀는 창가로 다가갔다. 그 때 소년을 발견했고 재빨리 그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 날도 그 소년을 찾는 것은 실패했다. 그 다음날도 그러했다. 마침내 그 소년을 만났다. 제스가 울고 있을 때였다. 소년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소년은 모래 새벽에 만나 그를 도와달라고 했다. 그녀는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모래 새벽 아침 그녀는 그를 만나러 갔다. 그 소년이 자신과 함께 바다까지 헤엄쳐가자고 했다. 제스가 고민하고 있자 그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결국 그녀는 그와 함께 가지 않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별장 앞에 있어야 할 차가 없었다. 알프레드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가셨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의 병이 좀 심각해 보였다고 하셨다. 그녀는 알프레드 할아버지께서 부르시는 것을 듣고도 뛰쳐나왔다. 바다로 헤엄쳐 가려고 했다. 그 소년을 놓칠까봐 초조해하며 계속 헤엄쳤다. 소년을 놓쳤다고 생각한 그 때,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들은 열심히 헤엄쳐 바다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했을 때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선착장에서 경찰아저씨의 도움으로 병원에 가게 되었다. 엄마께서 할아버지는 이미 1시간 전 쯤 돌아가셨다고 하셨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날 오후 아버지께서 할아버지의 유골을 가지고 별장으로 돌아오셨다. 유골을 어떻게 할지 정하고 있을 때, 제스가 자신이 할아버지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며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기로 한 다음날 아침, 그녀는 유골이 든 항아리를 가방에 넣고 짊어지고, 폭포 정상으로 갔다. 그런 후에 항아리를 꺼내고 빈 가방을 바위 위로 던져버리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강이 시작되는 곳이 나오기 전까지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곤 강의 발원지에서 할아버지의 유골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지막 유골을 흘려보낸 뒤 항아리를 물속으로 던져버린 뒤 그녀 자신도 폭포 아래로 뛰어들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리버보이와 얼굴을 마주했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이별을 앞둔 소녀의 이야기. 그 리버보이가 아마 어릴 적 바다까지 헤엄쳐 가보고 싶다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니면 제스가 바다까지 안전하게 헤엄칠 수 있도록 수호천사를 보내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성장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되었고, 다른 성장 소설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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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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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서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책. 노서아가비란 의미심장한 제목에 한 여자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 커다란 그림보다 나의 눈에 띄었던 것은 "고종에게 매일 최고의 커피를 올리는 여자!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이야기"라고 조그맣게 요약되어 있던 글이었다. 조선의 바리스타라... 옛날에는 수라간의 사람들이 왕의 음식을 준비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로 커피만을 타는 사람이 생겼으며 그 여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이 책은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최초의 바리스타인 따냐의 서술형식으로 쓰여졌는데 따냐는 역관의 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여러 나라의 말을 배우며 아버지가 마시는 커피향을 맡으며 자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관아의 노비였던 청나라 연행길에 수행 역관으로 뽑힌 아버지께서 천자의 하사품을 따로 챙겨 마차에 싣고 러시아로 달아나다가 절벽에서 떨어져서 즉사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온가족이 노비신세가 되는 위기에 처했는데 따냐는 노비의 신세로 살기에는 너무 하고픈 일이 많았다. 그래서 따냐는 러시아로 가서 삶을 살게되었다. 물론 러시아에 가서도 그녀의 삶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재주넘는 곰처럼 다른 사람의 사기행각에 도움을 주면서 많은 대가는 받지도 못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어김없이 바보같은 유럽의 귀족들에게 거대한 숲을 팔고 있을 때였다. 그 날, 이반을 만났다. 그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다른 조직 안에서 숲을 팔고 있었다. 우연하게 그가 데려온 귀족과 그녀가 데려온 귀족은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였다. 그것을 빌미로 그와 그녀는 조직에 비밀로 한 채, 그들만의 뒷거래를 했다. 그러다 죽음을 당할 뻔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이반에 의해 겨우 살아나고,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그와 함께 있는 것도 좋아했지만, 노서아가비를 끓일 때가 더 좋았고, 그것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가 더욱 좋았다. 조선에 들어와서도 그와 같이 있었다. 그러던 날 러시아 외교관이 찾아와서 고종의 커피를 맡아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하게된다. 그녀는 그것을 듣자마자 아버지가 떠올랐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연히 조비라는 사람을 만났고 그의 장부를 보게 되며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을 헤치려는 음모에 대해 의혹을 품게되면서, 그녀는 자신만을 믿게되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소설들과 무언가 달랐다.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반전. 여자 사기꾼 따냐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뒷내용을 궁금하게 했다. 읽을 때 마다 터지는 사건들, 아버지의 죽음의 대한 진실과 이반의 정체.. 소설이란 것을 알면서도 왠지 실제로 일어난 일 같기도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반에 왕 앞에 잡혀 왔을 때다. 그는 죽을 목숨인 걸 알면서도 끝까지 당당했다. 그리고 왕에게 러시아공사관으로 도망간 것에 대해 지적을 했다. 평소에 그 점이 맘에 안들었기에 더욱 그 장면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따냐의 삶에 대해선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삶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길래 아무도 믿지 못하고 자신만 믿게 되었을까. 점점 정이 없어지는 시대에 그런 일이 계속된다면 결국엔 우리도 모두를 믿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란 걸 깨달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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