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바라박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5
윤지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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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쭉 읽었을 때는 이 책의 재미와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다시 펼칠 때는 작가 소개글을 읽으니 이제야 ‘바라바라’의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작은 것도 소중히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동글동글 조롱박 바가지에 담긴 바람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이
오래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갓 태어난 조롱박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작가님을 떠올려본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을까? 이제 막 태어난 조롱박? 상처와 얼룩이 가득한 시기? 할머니 손에 수확되는 시기? 각기 다른 바가지로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길을 겪어야 하는지 가늠해본다. 자연스레 ‘대추 한 알’도 떠오른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모든 게 나 혼자 힘으로 되는 건 없다고, 우리에겐 서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가을을 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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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삼키는 아이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사사프라스 드 브라윈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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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눌러담은 마음은 어느 순간 펑, 하고 터지기 마련이다. 주인공처럼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서, 미움 받기 싫어서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아이들이 많다. 말을 삼키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모든 요구에 수긍하는 아이가 내면도 건강한 아이일까? 어떤 아이로 자라야 할까?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가 “그럼 유괴범이 납치하려고 할 때도 싫다는 말을 못할 수도 있어요.”라는 의견이 나왔다. 때마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정말 나에게 위험한 상황일 때도 어렵다는 것이다. 교실에서도 자주 하는 말, ‘전하고 싶은 말은 꼭 그 날 전하기’를 다시 강조했다. 고마운 일, 미안한 일, 속상한 일을 떠올려 보고 오늘 꼭 전해야 하는 게 있다면 집 가기 전에 전달하기.
<마음의 일> 시집에 실린 ‘삼킨 말들’이란 시가 떠오른다. 오늘 하루 내가 삼킨 말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신중하게 전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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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에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 상상하고 해석하며 다시 생각하기
데니스 수마라 지음, 오윤주 옮김 / 노르웨이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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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9 문학작품을 함께 읽는 것이 개인과 집단의 인식 및 해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함께 읽기 활동이 고정된 정체성 이야기를 가진 이들이 경계를 넘어 개인의 이야기를 수정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한 책의 가치를 논하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에서도 같은 텍스트에 대해 여러 사람의 생각을 나누는 수업 방식을 소개하며 문학적 해석의 공유가 지니는 의미를 강조한다. 짧은 그림책 한 권을 읽더라도 여러 학생의 생각이 모일 때면 혼자 후루룩 넘겨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각자 다른 렌즈로 바라본 장면들을 공유하는 덕에 시야가 넓어진다. 보통은 각자의 감상을 즉석에서 손을 들고 공유하는데, 이 방법은 발표에 소극적인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책에 제시된 것처럼 주석 달기 활동으로 감상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평소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학생들의 해석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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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웅진 우리그림책 140
루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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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위스키를 파는 신사역 카페 <사월의 숲> 방문 후 얼마 안 되어 웅진주니어 티테이블 도서로 <따라라라 호랑이 찻집>이 도착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홍차와 함께!

“다시 혼자가 된 호랑이가 찻집을 지켜.
이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무서운 동물’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제 모습을 인정 받지 못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호랑이의 마음이 더욱더 진하게 우러나-<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책에서 본 한 문장이 생각난다.
「모든 물건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양한 물건에 대해 ‘만든 사람’과 그 ‘과정’을 상상할 수만 있다면 인생은 틀림없이 풍성해질 것이다.-<love&fee> 중에서」
차를 만든 사람의 마음과 과정을 상상하며 마시는 차 한 잔. 오늘은 하동의 차를 마셔보는 건 어떠실지.-<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

<따라라라 호랑이 찻집>을 읽으며 사월의 숲에서 만난 책이 계속 떠올랐다. 차 한 잔에 담긴 호랑이의 마음이 얼마나 정성스러운지 떠올려 본다. 무심한 척 주고받은 큰 마음들.

책 속 문장은 그리 길지 않아 후루룩 읽게 되지만, 천천히 차를 음미하듯 그림을 뜯어보고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본다.
“언제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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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조금 용감한 하루 작은 곰자리 84
마야 다츠카와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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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의 두더지는 토끼의 보름달 파티 초대장을 받고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 너-어무 궁금하다. 학창시절에도 그랬고, 여전한 내향형 성격인 나는 편한 친구가 모임에 있느냐 없느냐가 참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혼자 가야 하는 결혼식이 있으면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된다.
파티 참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도착하는 순간까지, 두더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비슷했던 나의 경험을이 겹쳐진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했는데 “다음에 와도 돼?”라고 물어보는 두더지와 아무렇지 않게 돌려보내는 토끼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다음애 와도 돼?”라는 두더지의 말은 조금 용감한 게 아니라 많이 용감하게 보인다. 그 자리가 불편하다고, 그러니 나는 토끼 너와 둘이 있는 자리나 조금 더 편한 날 만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니! 여튼 그렇게 용기 낸 덕에 비슷한 성격의 스컹크와 시간을 갖는다. 스컹크와 두더지가 마주앉아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는 <알사탕>의 마지막 장면에서 “같이 놀래?”라고 하는 장면이나 <보여주고 싶은 비밀>에서 두 고양이가 특별한 사이가 되며 끝나는 장면도 떠오른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이 세상 어딘가 나와 비슷한 친구, 내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헤아려 주는 친구가 있다는 걸 여러 책에서 확인한다. 친구관계로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이 큰 용기와 위로를 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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