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동물들의 탄생 알맹이 그림책 74
파울리나 하라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지식 그림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서평단에 응모한 것은 일러스트 그림 때문이었어요.

먹선처럼 진한 검은 선에 단순한 형태인데 어쩜 저렇게 특징을 잘 잡아 그렸지? 하면서 호기심을 끈 책입니다.

사실 전 지식그림책류를 함께 읽기에 성공한 경험이 전무합니다. 일단 저부터 끌리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제가 뭔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이런거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좋겠다 하고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순간~ 책이 외면받을 때가 많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은! 호기심가는 일러스트의 영향일까요? 단숨에 함께 읽으며

"엄마, 계속 읽어줘"

"~~헐~~~!!"

"으~~!"

"왜?"

"어~ 나도 그 이야기 읽어봤어. 들어봤어."

하면서 함께 감탄하고 질문이 이어지던 책이었어요.

!와 ?가 수없이 오고간 책이라고 해야할까요.

  책의 뒷표지에 담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이 책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아 뒷 표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는 분들이라면 생명의 탄생의 순간을 경험하셨죠.~그 우여곡절의 과정, 기적이라고 생각하던 순간들.

그리고 지리하지만 찰나의 기쁨으로 채워진 육아의 순간들도~ 어쩌면 우리가 지나친,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기에 더 흥미롭게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되요.

앞표지와 뒷표지를 모두 장식한, 이 책의 표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 주머니쥐랍니다.

단 13일의 짧은 임신기간으로 스무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갓태어난 새끼는 티스푼에 올라갈 정도로 아주 작고 연약한 존재에요. 그래서 아늑한 엄마의 주머니 속에서 성장의 기간을 갖죠^^ 동물의 임신기간이나 탄생과정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읽기 좋게~ 전달이 잘 되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동물들의 탄생이야기도 궁금해지지 않나요?

차례부터 감각적입니다. 스탬프 같기도 하고, 이모티콘 같기도 한 동물의 모습이 차례에 나와있어서~한 눈에 찾아보기가 좋아요^^ 어서 찾아보고 싶은~ 넘기고 싶은 마음도 들구요.

  책의 처음을 읽자마자 읽어주는 딸들 귀가 솔깃합니다.

퇴근 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 한 번에 다 읽어줄 생각은 못했는데, 저부터 여러 동물들 이야기가 궁금해져서요. 한 번 열면 끝까지 읽게 된다니깐요.


이밖에도-----------------------------------------------------

자식계획? 1년마다 리셋해야하는 동물들. 한 해 동안 누가누가 많이 낳을 수 있나?

동물들 중에 다산왕을 뽑기도 하고~ 긴 임신기간이나 탄생준비과정 탓에 의외로 개체수를 늘리기가 힘든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멸종위기 이야기까지 나누기도 했습니다.

산의 고도에 따라 임신기간이 달라지는 동물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단순히 새끼를 많이 낳는구나, 번식력이 좋구나 정도의 수준에서 임신기간이나 동물들의 다산이유나 남다른 임신 기관, 진화의 이유 등도 함께 찾을 수 있었구요.


새끼동물들이 부모의 등이나 배에 매달려 지내는 모습은 쉬이 상상할 수 있었지만

엄마의 등에 매달려 다니는 동물이 생각보다 여럿이었고~

아빠가 알을 품거나 생애 초반에 아빠 홀로 돌보는 동물들이야기.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먹이를 한입도 먹지 않는 동물들.

다다익선? 아니죠! 슈퍼 아빠 하나면 무리 새끼들 모두 육아 고민 끝인 동물.

산파가 따로 있는 동물.

새끼와 가장 잘 놀아주는 동물, 심지어 공놀이도 같이 하는 동물 이야기에

오! 정말? 하면서 감탄하며 읽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공동육아라고 해야할까요? 무리와 함께 험난한 육아과정을 든든한 육아동지와 함께 하는 동물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물도 새끼를 돌보는 데는 남다른 희생과 사랑이 필요함은 알았지만 육아 스킬 만렙인 강인한 부모 동물들의 이야기에 부모가 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건 다른동물도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선 채로 새끼를 낳아야만 하는 동물들의 속사정.

아빠 전갈이 새끼와 떨어져 지내야하는 이유?

태어나자 마자 걸어야하고, 헤엄쳐야하고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새끼 동물들의 강인함에 감탄한 책

나이 불혹이 되어서도 어렵고 힘든일엔 엄마! 아빠부터 찾는 저. 부모로서의 완전한 독립을 못 이룬 저로서는 태어나자마자~ 1-2년이 채 되기도 전에 홀로 독립을 하는 동물들이 기특하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동물은 이 책에서 가장 밉상인 동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도 전에 밉상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동물은 어떤 동물이었을까요?


  이제 좀 컸다고 그림책은 시큰둥한거 아냐 하고 아쉽다가 간만에 아이들과 끝없이 상호작용하며 묻고 답하면서 읽은 책이었습니다.

동물들의 탄생의 기쁨과 기적같은 순간들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서로 등과 배를 맞대고 보듬어주는 따스한 주말 보내세요^^



*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코끼리 스콜라 어린이문고 42
김태호 지음, 허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태호 작가님의 동화가 나왔구나! 신호등 특공대, 복희탕의 비밀, 네모돼지, 일퍼센트 모두 재미있게 읽은 동화들이라 이번 '나는 교사다' 서평 도서가 김태호 작가님의 동화라는 말에 바로 들뜨고 말았다. 특히 네모돼지의 날카로운 시선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었는데, 달코끼리에서 풀 작가님의 동물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표지로만 봤을 때는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코끼리 이야기일 것 같은데~ 끝까지 몽글몽글 사랑스러운 이야기일까.

추운 겨울날, 공원 산책 중에 만난 죽은 강아지.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온통 하얀 눈밭에서 초록빛 잔디 위 웅크린 채로 발견된 존재.

보미는 죽은 개를 바로 안고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간단한 체크 만으로,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망진단을 내리고 돌아서는 원장님. 주인공 보미는 포기하지 않고 얼음덩어리처럼 차가운 동물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보미의 정성어린 돌봄으로 다시 기운을 차리고 살아난 동물은 코끼리. 하얀 보름달 같은 흰 코끼리에 보미는 '달 코끼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알고보니 달코는 신비로운 존재. 달이 모양을 변하듯 달코끼리 달코는 주변을 변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메말라 죽어가던 식물도 달코의 온기가 닿으면 살아나고~ 아픈 할아버지도 기운 차리게 만드는~

그리고 자신의 모습도 주변의 대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큰 위기는 달코를 구하는데 함께 한 친구 다움의 엄마와의 만남이다. 젊은 시장으로 인기가 있는 강해라 시장은 재선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다 달코를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점찍게 되고~ 반강제적으로 달코를 동물원에 가두어 시의 홍보물로 사용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되는데~

어른들은 왜 그렇게 다 빼앗아 가려고만 해?

  동화 속 보미의 말은 글을 읽는 내게도 따끔한 말이었다.

강해라 시장이, 아들의 종알거리는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함께 하는 동물을 돌볼 책임이나 권리도 빼앗아 가는 것을 보면서.... 현실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 괜시리 멋쩍었다.

돌아보니 지난 출근길에도 차에 치여 죽은 동물을 마주했었다. 끔찍하다고 눈을 질끈 감고 지나쳤을 뿐

누군가 치워주겠지 하고 생각했을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지나쳤었는데

그래서 첫장면에서 바로 몸이 차가워진 동물에게 망설임없이 손을 뻗는 봄이의 행동이 인상적이었다.

그러고보니, 보미... '봄'이란 단어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이름. 봄은 생명의 근원인 계절이 아니던가. 봄이의 친구 '다움'이는 어린이 '다움', 인간'다움'에서 왔을까. 이 어린이들이 죽어가는 생명도 살려내는 달코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결국 빼앗긴 달코는 동물원에서 보호를 받기는 커녕 어른들의 욕심에 성장 주사를 비롯하여 입에 대지 말아야할 것 까지 삼키게 되는데... 달코는 이대로 안전할 수 있을까? 보미와 다움이는 달코와 다시 뛰어놀 수 있을까?

인간의 개입이 없어도 자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 놓아두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자연의 회복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오랫동안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심은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

이제 그동안 인류가 만들어 낸 자산을 이웃과 나누는 일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요?

잠시 자연과 맞서 달리는 속도를 조금만 늦추면 어떨까요?

  강해라 시장이 악당처럼 그려지긴 했지만~ 강해라 시장과 같은 사람을 원하고 바란 것은~ 아니 만든것은 지금의 어른들 아닐까. 어느덧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은 지나지게 경제적이고 편의성 추구가 우선 아니던가. 기후위기라고 하지만 조금의 땀도 참지 못하고 찾는 냉방시설. 그리고 한 겨울에도 바깥의 공기와 무관하게 따뜻하다 못해 뜨끈한 실내 온도. 폐기물이 얼마가 생기든 당장 내 눈 앞에, 내가 발딛는 곳 쾌적한 환경이 펼쳐지면 다른지역의 고통이나 신음쯤은 쉽게 눈감아 버리는 현실. 동화 속 달코끼리는 우리 주변의 작은 씨앗하나, 풀 한 포기 같은 작은 생명일 수도 있고~ 흙일 수도 있고 물일 수도 있겠다. 달코끼리 자체가 자연일 수 있겠구나. 친환경을 그렇게 외쳐대지만 되도록 자연에 되도록 무해하게 사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던가.

우리가 마구 자원을 낭비하고 해로운 것을 버려댈 때도 여전히 봄이라고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푸릇한 잎을 보여주고, 이제 서서히 물들어가는 가을을 지켜보면서~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 동화였다.

바로 지금이, 죽어가는 달코의 미세한 온기에 온정성을 다해 살려내는 보미의 손길이 절실한 때가 아닐까.

보미가 달코를 깨우며 외치던 목소리가 들린다.

"잘한다. 잘한다. 어서 일어나자."


*이 글은 출판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도 주루주룩 한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금요일 퇴근길, 설레는 마음으로 읽던 책 뒤가 궁금해 서둘러 펼쳤다.
진형민 작가의 동화라는 말에 무조건 서평단 응모부터 했는데 역시 읽고나니 모든 인물들이 매력적이다.
경제학자였던 아빠를 시장으로 당선시키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록희, 록희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박수찬, 이 둘이 뻔한 동아리에 들어가기 싫어서 차라리 그 시간에 혼자 놀자는 마음으로 만든 자율 동아리, 왜왜왜 동아리에서 만난 기주는 산불로 집과 반려견을 잃어버렸고, 해안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진모 또한 룩희와 연결된 끈이 있다.
의미없는 동아리로 보였던 왜왜왜 동아리가 하나씩 일을 벌리게 된건 바로 그 “왜?”라는 질문 때문. 기주의 반려견 다정이를 찾다보니 산불현장을 찾게 되고. 그들이 소중히 여기던 공간이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이를 그대려 둘 수 없는 호락호락 하지 않은 아이들 이야기에 뭉클해진다.
이 동화를 읽는 내내 심각한 이야기 속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다정한 어른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버려진 강아지를 돌보라고 학교 구석을 내어주는 교감선생님,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소송까지 함께 하는 변호사님, 버려진 개를 기꺼이 치료해주고 보살펴 다시 주인을 만나게 해준 아주머니.
어떻게 보면 이야기 속에 가장 악당처럼? 등장하는 시장님 역시 딸과의 대화로 보건데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큰 어른임이 분명하다. 아이들, 동물들, 할머니, 여성변호사. 어떻게 보면 그리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 같은 단단한 사회에 작은 흔들림이 시작된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바로 금요일! 마침 미래를 지키는 금요일 이란 뜻의 미지금은 진경이의 동아리 이름이다. 왜 하필 금요일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왜왜왜 동아리의 말에 나도 모르게 옳소를 외치게
된다. 아이들에게만, 학교에서만 환경교육을 실시힐게 아니라 환경을 망치고 있는 어른들이 필수로! 아니 평생 받아야할 교육이 환경교육 아닐까.
“더는 안 돼! 그만 멈춰! 멈춰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작가의 말 중 -

이대로 지구에 해만 끼치다 멸종할 순 없다!!! 이토록 무해한 이야기 애, 어른 할 것 없이 함께 읽으며 왜 이지경이 될때까지 아무것도 안했냐는 말 대신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어? 하는 무용담을 안기는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

#왜왜왜동아리#진형민동화#진형민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똑똑똑! 집 지으러 왔어요
군타 슈닙케 지음, 안나 바이바레 그림, 박여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 제가 좋아하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따라라라라~~ 이렇게 바뀌었습니다'하면서 공간이 바뀌는 신동엽의 러브 하우스!

가족들의 바람을 담아 비좁고 어수선하던 공간이 변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늘 기대 이상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왜 그렇게 그 프로그램을 좋아했을까? 지금도 넷플릭스엔 예전 러브하우스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참 많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내에 미션처럼 좁은 공간, 혹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하지만 그때만큼의 감흥은 없어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과 너무도 큰 괴리감이 느껴져서 일까요?

어느 순간 적당히 직장에 가까운 곳, 아이 키우기 괜찮은 곳, 학교가 가까운 곳 등에 위치하고 움직이는 동선, 필요한 물건이 들어갈 자리 등만 생각하며 사는 것도 버거울 때가 있거든요. 원하는 집을 짓고 공간을 가꾸는게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달까요? 결혼을 하고 내 공간이 생기면 정말 이렇게 꾸며야지 하는 바라는 이미지는 많았던 것 같은데

글쎄요. 그게 정말 제가 바라는 집이었을까요?

  주인공 이네스는 자신의 꿈을 현실화 시켜줄 건축가를 만나요. 그리고 건축가에게 이야기하죠.

"건축하는 일하기 참 쉽겠어요. 그냥 집만 쓱쓱 그리면 되잖아요?"

하지만 당연히 건축가가 마술사도 아니고~ 고객이 원하는 집을 그냥 뿅 하게 나타나게 할 수는 없죠. 건축가는 꿈의 집을 위해 질문을 시작합니다.

이네스가 건축가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내가 바라는 공간, 짓고 싶은 집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최근에 제가 든 집에 대한 고민과 맞물리며 집을 돌보는게 너무 당연하게도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내가 몸이든 마음이든 지치고 힘들 땐 아무거나 쑤셔 박고, 사들이고 , 치우지 못하고, 활력이 돌면

다시 정리하고 싶고, 가구의 위치 변화든 새로운 가구를 들이는 일이든 식물을 가꾸는 일이든 고민하게 되는 것.

대도시의 삶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진짜 내가 도시에 사는 것을 좋아하나? 도시의 어떤 면 때문에 계속 도시에 살고 있는걸까?

언젠가 함께 하는 가족의 형태도 변화하게 될텐데 그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싶지?

내 공간에선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싶은가?

책은 큰 창이 있어서 볕이 잘 드는 공간에서, 목욕하면서, 밖에서도 읽고픈데

앤의 다락방은 아니어도 잡동사니 영감을 주는 공간도 필요한거 같은데?

저도 이네스처럼 희망사항이 끝도 없이 이어지더군요.

그리고 자연스레 세밀한 그림 속에서 내가 바라는 공간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도 서로 다른 곳에 시선이 머물기도 하겠고

시기에 따라 다른곳이 마음에 닿을지도 모르겠어요

  책 소개에서도 언뜻 봤지만 막상 책을 접하고 펼쳐보니 더 좋았던 곳,

이 책에서 이 페이지가 정말 좋았습니다. 이 펼침 페이지만으로도 온종일 이야기 나눌 수 있을 듯해요.


  그림책을 읽으며 처음 만났던 '그림책을 읽으며 자랐고 여전히 그림책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라는 박여원 번역가님의 소개 말에 다시 웃게 됩니다.

책을 덮기 전에 만난  옮긴이의 말이 다시금 이 책을 열게 만들어요.

'나의 집'을 짓는 일은 곧 '나의 삶'을 짓는 일이에요.

또 좋은 집은 사는 사람들의 생애 주기에 따른 변화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 따라가다보니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리고 생애 주기에 따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말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세 딸에게 각자의 공간을 어떻게 내어줄 것인가, 그 다음 노후의 삶은 어떤 공간에서 지내고 싶은가가 요즘 제 가장 큰 화두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꾸 물었으면 좋겠어요. 네가 머무는 공간은 어때? 넌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그저 '살고 싶은 집' 꾸미기나 상상하기가 너무 뻔한거 아닌가 생각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집을 상상하는 과정이 '나'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과정이겠구나. 그리고 자꾸 바라고 꿈꾸고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정말 그런 공간 속에서 삶을 누리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의 앞뒤 면지에는 이렇게 벽돌이 등장하는데 왜 하필 벽돌이었을까요? 전 옮긴이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우선 자기만의 집 아니 자기만의 방을 꾸며보려구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손에 닿기 좋게 정리하고 책 읽고 싶은 조명? 암튼 비워내고 시작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꾸 물어봐야겠어요. 남들이 좋다는 집 말고, 미디어에 보여지는 이미지에 혹하지 말고 정말 원하는 집, 공간이 어떤 곳인지~ 차곡 차곡 쌓여갈 질문과 함께 자꾸 넘기고 싶은 그림책을 만나 반가운 맘에 미소지으며 봤습니다. 곧 제 공간에도 변화가 생길 듯 해요.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든 분식 - 제1회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대상 수상작 초승달문고 52
동지아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든 분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메뉴부터 아니, 차례부터 '해든닭강정' 5행시! 근데 해든 닭강정이라~

이 동화를 덮고 떠오른 단어는 바로 '닭강정'과 '우산이었어요.

별명이 닭강정인 강정인의 이야기거든요.

초등학생 때 이름의 비슷한 소리로 별명을 짓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정인이의 닭강정은 삼총사라 불리는 단짝 친구들이 지어 준 우정 별명이에요.

  바로 닭강정이 별명인 정인이가 우산을 잃어버린 이야기거든요.

뭐든, 흔한 요즘 시대에 우산 하나쯤 잃어버리면 어떻냐구요? 다시 새로 사면 어떻냐고요?

전 정인이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갔어요. 제게도 20년 넘게 함께하는 반려우산이 있거든요.

그 우산을 들고 나갈 때마다~ '이제 너 없으면 안되겠다' 란 생각이 들 정도인데

정인이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우산을 잃어버린걸까.


  정인이는 아무래도 늘 애들이 흘린 물건을 주워 모으는 김준찬이 의심스러워요. 늘 정인이와 투닥대는 김준찬은 촌스러운 땡땡이 무늬의 우산을 누가 가져가냐며 쏘아 붙이고~ 다시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언니가 쓰다가 유치하다고 해서 쓰게 된 우산.

비 오는 날엔 엄마의 마중대신 나와 함께 하는 우산.

우산을 잃어버리니 평소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다 서운해져요.

비오는 날 언니는 학원도 차로 데려다주면서 한 번도 마중 안나온 엄마.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도 끊으라하고

남들 다 하는 거 같은 생일파티도 안해주는 엄마가 야속한 것 투성이네요.

엄마는 드디어 생일 파티를 정인이를 위한 생일 파티를 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바로 해든 분식에서요.

그리고 이날을 위해 엄마는 정인이를 위한 특별한 메뉴 닭강정을 가득 준비합니다.

"이맛저맛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그런데!!! 케이크까지 닭강정일 줄이야~~~! 이제 닭강정은 쳐다보기도 싫은데

절로 눈물이 나던 , 잃어버린 줄 알았던 우산을 다시 펴니

"그 우산 펴면! 음......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변한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그 말이 정말 실제가 될 줄이야. 

변하고 말았어요.

바로 닭강정으로!

근데 닭강정으로 변해보니 평소 안보이던 모습이 보이고, 안들리던 목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매일 정인이를 놀리던 준찬이의 진심도

하루종일 이런 손님 저런 손님 다정하게 맞는 엄마의 고단함도

단짝 친구들의 오해 섞인 말도!

이제 닭강정은 아니 정인이는 다시 분식집 둘째로 돌아가고 싶은데

우산의 저주를 풀려면 한 번 더 펼쳐야만 합니다.

그런데 닭강정으로 변한 내가 어떻게 우산을 펼까요?

닭강정, 정인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의 입속으로? 어딘가 팔리게 될까요?

바삭하고 고소한 냄새로 끌리는 이야기, 해든분식. 그 속에 다양한 닭강정 맛 만큼이나 다양하게 변하는- 서운했다 감동했다 속상했다 유쾌했다 마음의 이야기.

  뭔가 입이 궁금한 날, 맛있는 간식 꺼내먹으면서 아니 분식 먹으면서 함께 읽고 싶은 동화입니다.

초승달 문고 시리즈는 흔히 저학년 동화라고 알고 있지만 사춘기 고학년 언니도 종종 낄낄 거리며 넘겨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한데요. 동화 읽은 어른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가득하고 말이죠. 이번 해든 분식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꽁꽁꽁 시리즈로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윤정주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그 사랑스러움이 배가 된 동화. 이 가을 함께 읽고 우리 마음살 두둑하게 찌워봐요.


#해든분식 #동지아_글#윤정주_그림#문학동네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