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서 만난 두 사람 - 주시경과 호머 헐버트 ㅣ 다른 시선 특별한 인물
유다정 지음, 최도은 그림 / 별빛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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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랗고, 노리끼리하기도 하고, 노르스름하게 물들어가는 가을 입니다. 날이 흐려 샛노란 잎들은 반짝이지 못했지만 가을 주말,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흐린 주말엔 따뜻한 차와 책 한 권을 펴는 호사를 누리기 딱이죠.


모처럼 지식그림책을 읽었습니다. <한글에서 만난 두 사람> 주시경과 호머 헐버트의 이야기에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안과 밖을 향한 시선의 만남. 그 만남의 광장에 '한글'이 있었습니다. 이방인으로서 한글의 매력에 빠져 세상 밖으로 알리고자 했던 헐버트와 외세의 침입에도 한글을 통해 나라를 구하려 했던 주시경. 방식은 달랐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절망의 시대에 민족의 혼을 일깨워 준 두 사람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자유로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둘은 후에 배재학당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나게 됩니다. 조선 최초의 한글 교과서가 외국인인 헐버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답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 면지를 펼쳐놓고 한 참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하면 좋겠어요.

 "면지 속에 무엇이 보이니? 보이는 것과 지금 너희들이 '한글'에 대해 알고 잇는 것을 엮어 이야기해볼까?" 하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을 꺼내 정리해 본다음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거든요.

교육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바로 '한글 창제'에 대한 내용과 '바르고 고운말, 언어사용'부분일 거에요. 매년 한글날이 다가오면 각 교실에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과 한글날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죠. 주시경 선생님에 대해 잘 모르던 친구들도 한글날을 계기로 '한글' 새로운 시작을 알게 되요.

초등학교 들어가 한글을 배울 때,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은 닿소리와, 홀소리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조합되는지 체계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학교 가기 전에 후다닥 떼어야할 글자가 아니라, 발음기관의 특성을 살려 소리나는대로 글자로 만들 수 있어 누구나 쉬이 배울 수 있는데다 우주를 품은 글자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죠. 올해 1학년 어린이들과 국어시간에 한글의 기초를 배우면서, '우리나라'라는 통합교과 단원을 배우면서, 한글날을 앞두고~ 여러 번 한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중 가장 여러 번 강조한 것은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의 시대 상황이나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에 담긴 뜻, 한글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붙여준 주시경 선생님과 한글을 지키기까지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매번 한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까? 인물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어디까지 이야기 해주면 좋을까?' 고민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이미 교육과정 상에도 자주 등장하는 '주시경'과 '헐버트'의 이야기를 어떻게 엮었을까'호기심에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내용이 있을까, 기존의 역사적 사실들을 두 인물을 중심으로 어떻게 연결했을까 궁금했거든요.

  읽고 나니 단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엮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문체의 내용이 친절하고 쉬운 표현으로 전개되어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부터 고햑년 어린이들까지 두루 읽을 수 있어요.

이번 서평 참여를 통해 '별빛책방'이라는 출판사도 발견하게 되고 무엇보다 '다른 시선 특별한 인물'이라는 역사 속 두 인물을 하나의 주제로 엮은 시리즈를 알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려고 해요.

최도은 작가의 그림도 좋았습니다. 책의 내용을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감각적인 그림이 장마다 등장했기에 꽤 내용이 긴 지식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따로 페이지를 넣지 않아도 매 장별로 글의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작은 제목들과 그림이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나중에 더 자세히 읽고 싶은 부분만 찾을 떄도 그림을 떠올리면 쉽게 찾을 수 있겠더라구요.


이 책을 읽고 나니 평소 산책길에 스치듯 지나가던 문구들이 새롭게 들어옵니다.

세종로를 따라 가면서 만나는 이런 표시들.

찾아보니 종로 구석구석 한글과 관련된 장소들이 많더라구요.

주시경과 헐버트의 동상도 있다니 이 책을 들고 산책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나는 백성들이 자기 말과 자기 삶을 글로 적을 수 있게 하고자 한다.

그것이 나라의 근본이다!


  책 속 세종대왕의 이 말이 콕 들어왔어요. 자기 말과 자기 삶을 글로 적을 수 있다는 것. 세종대왕의 이 깊은 뜻이 여러 후손들, 특히 주시경과 헐버트를 거쳐 그들이 양성한 수많은 후배학자들에 의해 이어져 내려왔기에 지금의 삶이 가능하겠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한글을 위해 어떤 노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한글의 역사와 더불어 두 학자가 꿈꾸었던 목표. '모두의 글자로서 한글. 한글을 통해 나라의 정신을 지키고 각자의 삶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이 뜻을 되새겨 본다면 내가 남기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이. 한 자 한 자의 기록이 다르게 보일 거에요. 그래서 이 책은 한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게 만들고, 나아가 내 삶을 더 가꾸며 살아가야겠다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데 마중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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