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아 주려고 왔지
서정홍 지음, 김명 그림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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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노래하는 산골 농부가 쓴 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시인이라~ 누구보다 흙과 바람과 볕에 가까이 살고, 생명을 키우는 업을 삼는 시인이 짓는 시들은 어떤 느낌일까. 첫장의 '시인의 말'을 읽는 순간 부터 궁금해졌다.

정확하게 '시인의 말'부터 나를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

시를 쓴다고 세상이 나아질까요?

그건 알 수 없어요.

그러나 시를 쓰면서, 내가 쓴 시를 읽으면서 울기도 했어요.

어쩐지 올고 나면 속이 후련했지요.

그떄마다 시가 나를 보듬고 다독였어요.

'괜찮아요.'하면서 제 손을 잡아 주었어요.

-p.5, 시인의 말 중에서

시를 읽다보니 시인이 사는 동네가 궁금해지고

시 속에 등장하는 준우 삼촌과 진돗개도, 준우 삼촌 얼굴을 봄날처럼 만든 이도

뻐꾹새와 소쩍새도

선우와 민주 삼촌과 할머니도 궁금해진다.

할머니 집에 놀러온 서로와 함께

할미가 차려준 밥상의 밥을 입안 가득 넣고 싶어지고

구석구석 숨겨진 잡초들도 이름을 불러주며 찾고 싶어지던 시들.

'누가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모두 나란히 걷는 세상'을 꿈꾸는 시인의 바람처럼

시 속 세상에선 모두가 나란히 서 동그란 등을 때로는 기대고 때로는 토닥이며 걷는 느낌이다.

그리고 흙냄새 폴폴 나던 시들.

속살속살 이야기허며 쑥쑥 자라는 작은 존재들과 함께

우리는 하나로 이어진 존재라는 감각을 일깨워주던 동시집

예전처럼 외가에 갔던 추석 즈음 읽어 그런가

할머니 집에서만 느낄 수 있던 뜨끈함과 다정함이 몰려들어오던 마음이 뜨끈해지던 동시집이었다.

모두모두 빛나는 별이다

보잘것없는 하늘 없듯이

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보잘것없는 산이 없듯이

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보잘것없는 나무 없듯이

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보잘것없는 새가 없듯이

보잘것 없는 사람은 없다

보잘것없는 꽃이 없듯이

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보잘것없는 나비 없듯이

보잘것없는 사람은 없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모두 빛나는 별이다


아이들과 함께 필사하고 싶어지던 시들이 많아 동시집을 다 읽고 나니 여기저기 표시해 둔 곳이 삐죽삐죽 나와있다.

찬 바람 불기 시작한 가을,

모두와 풍성한 연휴를 누리고 볕을 쬐고 있는 틈에도

외로운 구석이 빼꼼 내밀때면 책장에 이 시집을 꺼내 보려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나씩 읽어주고 소개해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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