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목욕탕 파란 이야기 24
정유소영 지음, 모루토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때 목욕탕집 딸이었던 내게 '목욕탕'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늘 우선 집어 들게 되는데~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표지.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동네 목욕탕. 엿보는 아이와 곁에 고양이. 근데 목욕탕 주인이 설마 원숭이인가? 일단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는 어른인, 나뿐 아니라 딸아이의 눈도 사로잡은 눈치다. 게다 얇은 두께여서 책과 멀어진 듯한 10대 자녀에게 넌지시 '한 번 읽어봐 '해도 좋을 책이다.

위즈덤 하우스의 많은 책들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파란 이야기 시리즈'가 따로 있었구나.

파란 이야기는 위즈덤 하우스의 십 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로 인상깊게 읽은 '비누인간', ' 찰랑찰랑 비밀하나' 최근의 '어린 변호사'와 '창밖의 기린'까지 모두 파란 이야기 시리즈였음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들도 궁금해지는군!

'그때 목욕탕'은 파란 이야기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인데 1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 추운 겨울에 읽으면 딱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주된 내용이

나는 도대체 뭘 후회하는 거지?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너에게 후회되는 때는 언제이니? 그 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고 싶어? 하면서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책.

 책 속 주인공인 은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악플의 주인공이자 자기가 키우고 있는 유기묘의 주인을 추적하다 친구를 의심해 핸드폰을 몰래 엿보게 되고. 이를 반 친구들이 알게 되면서 또 실수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박제될 위기에 처한다. 그때 목욕탕은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선의 선택. 은하는 그때 목욕탕을 통해 어떤 선택과 어떤 기회를 얻게 될까. 그리고 어떻게 실수와 갈등에 대처할까?

그때 목욕탕은 제목부터 시작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채치있는 말장난이 가득하다. '때'의 이중적 의미로 목욕탕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는 설정 외에도 '탈의실을 탈바꿈실'로 목욕탕에 붙은 각종 안내문 속 문구들. 후회되는 그때로 밀어드린다는 목욕탕. '먹고가게' 매점과 메뉴들. 후회되는 그때와 싸워 이기라는 '싸우나'. 이야기 속 대사이자 작가가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 속에도!

몸에 때가 끼듯 마음에 후회가 쌓이는 건 당연한 거야.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조금씩 남기 마련이니까.

그떄 목욕탕은 그런 후회를 털고 홀가분하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만든거야.

지금을 바꾸는 건 그때가 아니라 그대니까

p.83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겐 뜨끈하게 때 불리고 싹싹 묵은 때를 밀어버리던 후련함을. 그리고 목욕탕을 나오면서 마시던 우유의 달큰함을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어쩌면 태어나 대중 목욕탕을 한 번도 가지 못한 아이들에겐 공감가는 에피소드로 시작하여 후회되는 순간들로부터, 실수나 잘못으로부터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묻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괜찮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하고 잘못하고 후회하면서 배워 나가는 거야.

너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네가 잘못 좀 했다고 너를 매몰차게 버리고 떠나지 않아.

진심으로 용서를 빌면 따뜻하게 안아 줄 거야.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거든

p.37

  은하에게 그때 목욕탕의 초대권이 날라온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겨울의 시작과 함께. 올해의 마무리와 함께 뜨끈한 목욕탕 배경의 '그때목욕탕' 속에서 작가의 말장난 설정에 키득거리며~ 내게 그때목욕탕의 초대권이 도착한다면? 올해의 실수와 잘못, 후회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

'나는 교사다' 서평단으로 마무리에 딱이었떤 책. 12월엔 교실에서 아이들과 이 책으로 한해를 마무리를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