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코트와 유리의 목소리가 한 화면에 나란히 마주서면서 등장하는 이 부분에서
화면가득 채우는 노란 빛깔은 절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평은 지면 공개 제한이 있으니~ 생생한 색감과 이 그림책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그림들. 글과의 조화는 직접 책장을 넘기면서 확인하세요^^)
서로 함께 있다는 감각
마지막 면지의 옷걸이에 걸린 코트에서 설레임이 느껴집니다
바로 유리와 한 몸이 되어 어디라도 갈 준비가 되어있으니.
책을 덮으면서
살아있다는 것은
'오늘' 내게 주어진 것들을
오로지 지금 누릴 수 있는 순간들의 모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젖을 지언정
여기저기 얼룩이 묻을지라도
때로는 뜯겨지고 일부를 잃게 된다 하더라도
내게 주어진 순간을 누려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지요.
그게 바로 '오늘'의 코트여야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한편으로는 내게 '오늘'의 ----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오늘' 온전히 누리고 있을까?
하는 질문들도 떠올랐습니다.
서평응모 당시 들었던 고이 모셔두고 있는 물건들 외에도
어쩌면 나에게 코트는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가 될 수도 있겠고, 꼭꼭 눌러둔 욕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벽지 무늬 속의 새가 아닌
진짜 새들과 비바람을 만끽하는 코트의 장면이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온 책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1월에 만나 더 좋았던 책.
지금 내가 고이고이 모셔두기만 한 것들을 꺼내
함께 볕도 쬐고 비바람도 맞아야지
어쩌면 유리가 두려워한 것은 '처음 코트의 모습을 잃게 되는 것' 너머 '따갑고 차갑고 넘어지는 순간'이 아니었을까?내게 꺼내지 못한 코트는 무엇이 있을까?' 자꾸 내 마음 속 옷장도 열어봐야겠습니다.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