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째 열다섯 4 - 구슬의 미래 텍스트T 14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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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에 시작된 시리즈 오백 년 째 열다섯이 4권으로 드디어 완결이 되었다.

그간 김혜정 작가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오백 년 째 열다섯은 언제 다음 이야기 나오냐고 애타게 외치던 독자로서 4권이 완결이라니 드디어! 라는 말과 벌써? 라는 말이 동시에 나온다.


  우리는 평생 더도말도 덜도 말고 지금 이대로 머물기를 바랄 때가 있다.

어른들이 말하는 한창 좋을 나이에 시간이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이 시리즈는 한 번 쯤 꿈꿨던 바람이 과연 행운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평생 어린 나이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일까?

게다 마지막 편에서는 지난편에서 완전체 구슬을 가지고 야호랑의 우두머리가 된 가을이 '미래의 한 시점을 환영으로 보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평생 열 다섯의 인생을 살면서 미래까지 볼수 있다니~

그런데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 또한 그저 부러운 능력인걸까? 과연 행운일까?

4편에서도 변함없는 것은 가을의 남자친구, 신우의 믿음.(그래서 이름도 신우인걸까)

엄마의 결혼, 새로운 가족의 시작이라는 변화 속에서 어쩐지 허전한 가을에게 신우는 '네 편이 한 명 더 늘어난 것'이라며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 네가 더 좋아. 매일 그래.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 너를 더 사랑할거야."라는 신우의 고백에도 가을이 심란한 이유는. 이런 신우와의 만남이 지속될 수 없기에. 게다 야호랑의 존재를 아는 인간들의 기억을 지우자는 의견이 대세가 되면서 가을은 큰 고민에 빠진다. 4편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제임스 정은 야호랑에게 커밍아웃을 제의하는데~

계속 이름을 안 바꾸고 쭉 살면 좋긴 하겠다.

나도 가끔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p.64

  인간들을 위해 기후대책기금 마련 회의를 하면서, '인간들은 우리를 특별한 존재라고 받아들여줄까. 안전하게 드러내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는 야호족.

인간을 해치기는 커녕 오히려 위하는 일을 하면서 숨어 살아야하는 아이러니.

오백 년 째 열다섯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은 이야기 속의 옛이야기, 숨은 전래이야기, 설화, 위인들과의 연결고리까지!

단군신화에서 착안한 초기 설정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이번 편에서도 사람들이 흔히 아는 구미호 이야기, 춘향가의 탄생배경 까지 곁들인 김혜정 작가님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 호랑족의 시련을 호환,창귀 이야기를 엮은 것까진 전편과 비슷한 전개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슈타인 친구 먹던 시절이야기까지 등장하는 대목에선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설정에 감탄하며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점쟁이나 역술가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들은 이미 지나온 과거를 알아맞히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를 알려 주지만

정작 현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어제와 내일에 매달리느라 오늘을 잊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가을은 오백 년을 넘게 살면서 오늘을 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113

가을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현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모두가 알고 있고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참 어려운 일.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

이 부분이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작가의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과연, 가을의 시간은 흐를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휘리릭 읽어가다가, 불혹의 내가 열다섯의 가을의 이야기를 이토록 기다리고 궁금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작은 것 하나에도 욱하고 깔깔댔던 나의 열다섯 이 그리워서가 아닐까? 센스만점 출판사가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들을 들으며 글을 작성하는 이 순간, 갑자기 그 시절이 아른거리네^^(알라딘 책 소개에도 있는 플레이리스트 꼭 함께 들어보세요)

음악을 들으며 열다섯의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다보니 마음속에 무언가 일렁인다.

여러분의 미래를 제가 보고 왔어요. 살짝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의 삶은 생각보다 더 근사하고 멋질 거예요.

물론 살다 보면 어렵고 슬프고 힘든 일도 마주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절대로 그것만 있지는 않답니다.

가을은 자신 앞에 닥친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때마다 한 단계씩 성장했어요.

여러분도 가을처럼 겁내지 말고 당당하게 여러분의 시간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말 중-

이 이야기를 내가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

뭐든 열심히 해. 그게 최선이야. 라는 가르침대신. 네 미래를 보고 왔어. 넌 근사하고 멋진 삶을 살거야. 근데 절로 이뤄지진 않는다더라고~ 하면서 기대와 걱정과 설렘을 동시에 전달해보면 어떨까?

아니 그보다 이 책을 슬쩍 건네고 싶다.


* 이글은 <나는 교사다>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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