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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치 파이브 - 크리스마스 기적의 배 이야기 ㅣ 그림책봄 31
임서경 지음, 허구 그림 / 봄개울 / 2024년 12월
평점 :
너무나 쉽게 '전쟁'이라는 말을 올리고 폭력에 무감각해지는 요즘, 전쟁 이야기 속에서 '생명'을 이야기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거친 파도 속 동그란 배의 창문 속에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요즘 그림책에서 흔히 보이는 매끈하고 세련된 디자인, 귀여운 캐릭터 같은 주인공은 아니에요. 다소 거칠고 투박한 파도, 컴컴한 배경 속에 다부진 아이가 생쥐를 한 마리 들고 있어요. 아이의 차림새로 보아 한겨울인 듯합니다. 뒷표지엔 아이를 안은 다섯 명의 여인들이 보여요.
이 이야기는 6.25 전쟁, 흥남 철수 작전을 배경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뒤집히고 연합군이 남쪽으로 철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막힌 육로를 대신해 배를 이용해 군인 뿐 아니라 피난민을 나르게 되는데요. 190척이 넘는 배 가운데 하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가장 마지막에 남은 배였습니다. 바로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배 이지요. 본래는 화물선인터라 군수물자와 군인을 나를 예정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군수물자 대신 피난민 1만 4000여명을 태워서 이동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쟁 역사상 가장 기적같은 일이 바로 이 메러디스 호에서 펼쳐집니다.
표지를 보고 그림책을 집어드는 저로서는 이 속에 담긴 이야기를 몰랐다면 아마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을거에요. 서평 응모를 할 때, 마침 부산여행을 계획 중이었고~ 일정에 6.25 전쟁 당시 피난민이 모여 살았던 지역을 가기로 되어있어 더 생김치 파이브의 속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이천 명 타는 배에 만 사천 명이나 태웠으니~실제로는 다리 펼 공간도 없던 그 곳. 난방은 커녕 먹을 것, 용변 처리조차 양동이 몇 개로 해결했다는데~ 전쟁을 해서 이런 고통스런 순간을 만든 것도 인간이지만, 그 고통 속에서도 손 내미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숨막히고 두려운 밤을 노랫소리도 채우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 먹을 것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주먹밥이며 가져온 김치를 나눠주는 사람들.
더 기적적인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나는데요!

이동 중에 무려 5명의 새 생명이 배 속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1만 4천명을 태운 배가 이미 피난민들로 포화상태이던 부산을 지나 거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1만 4천 5명이 되는 기적이!
이 기록은
근데 왜 생김치 파이브죠?이 이야기 속에는 숨겨진 또다른 기적이 있어요. 짐작이 되시나요?
책을 덮을 무렵엔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6.25 전쟁에 대해 더 궁금해질 거에요.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흥남부두 철수 작전'등을 검색하면 수많은 다큐와 영상, 신문기사등을 찾아볼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관련 자료를 아이와 함께 찾아본다면, 이야기 속 시대 상황이나 장면에 대해 더 깊은 대화와 이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에요.
무엇보다 전쟁도 막을 수 없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