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스콜라 창작 그림책 86
김지영 지음, 남형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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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덥고 지치는 여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서가 지났는데 도대체 선선한 바람은 언제나 불어오려나~ 늘 흠뻑 젖은 스펀지처럼 추욱 늘어져 아무것도 하기 싫은 여름을 보냈어요. 여름엔 더워야지 했지만 집 밖으로 나서기가 이토록 두려운 해가 있었던가 싶어요. 기후 위기라는 말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최근엔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열대화에 접어들었다는 유엔의 가슴 철렁한 발표도 있었구요.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는 화사한 배경에 귀여운 아이, 동물이 제일 먼저 보였어요. 제목으로 검색하면 수두룩한 '땅따먹기'라니~ 어쩐지 뻔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죠. 단순히 동물과 아이가 어울려 노는 이야기?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아~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이렇게 꺼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표지만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상상이 되나요?

  심심하다면서 동물들이 모여있는 공간에 막대기와 돌을 들고 나타난 아이.

동물들은 호기심에 놀이를 시작하지만~시작부터 아이는 자기 멋대로 규칙을 바꾸고 동물들을 놀이에서 하나씩 탈락시킵니다.

 아이는 다른 동물들이 내는 소리를 들을 생각도 없네요. 그런데 언제 이렇게 배경이 바뀐 것이죠? 처음에 놀이가 시작되었던 그 푸른 숲 속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이가 땅따먹기에서 영역을 넓힐 수록 바뀌는 배경. 실제 사진을 오려낸듯한 콘크리트, 구겨진 비닐, 눈금선 등이 이 땅에 서있는 누구와도 잘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어요.

  놀이는 이대로 지속될 수 있을까요? 놀이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사라진 동물들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림책의 중반 이후에 대부 '아하'하고 눈치챘을꺼에요.

아 이 책은 환경,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너무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지만 황폐해진 지구 곳곳의 모습과 고통받는 동물들의 자극적인 사진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지금의 문제를 꺼내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런 점에서 '땅따먹기' 속의 접근이 접근이 참신하고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을까요?

지구의 동식물이 하나씩 사라질 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동안 내일이면 늦으리 하면서 자연 또한 후손들에게 빌린 것이다. 우리가 누린만큼 그들에게 돌려줘야한다고 했는데 이제 당장 지금 세대도 어떤 변화가 몰려올지 두려운 오늘인듯해요.

홀로 남은 아이의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이 사라지고 거칠고 황폐한 배경 속에 홀로 남겨진 장면이 마음에 남습니다.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야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에서 홀로 규칙을 어기며 놀이를 지속한 우리.

어쩌면 나의 영역을 계속 넓혀 다른 생물을 밀어내는 '땅따먹기'가 이땅에선 가능한 놀이가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애초에 땅따먹기라는 놀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공간이 아닐까.

땅따먹기가 아니라 땅나누기로 놀이 규칙 자체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의 생존은 한 번의 놀이로 끝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더이상 함께하는 생물들이 사라지기 전에 더이상 반칙도, 영역 넓히기도 이루어져선 안되겠죠. 아이들과 웃으며 넘기다 진지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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