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저택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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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장미'입니다.

튤립저택으로 사랑스런 멧밭쥐들을 소개시켜줬던 김지안 작가님이 '장미 저택'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어요.

  장미 저택의 관리인, 멍멍의 편지로 시작되는 이야기.

시들고 병든 잎이 바닥에 뒹구는 장면이라~

튤립 주택의 화사한 색감과 장면을 기대한 독자들에겐 ' 엥? '할 수도 있겠어요.

알고보니 멍멍씨가 멧밭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이유도 이것이었죠. 그간 정성스레 가꾸던 장미 정원을 어떤 상황에서인지 더이상 가꿀 수 없게 된 미미씨.

멧밭쥐들은 장미 저택에 도착해서도 미미씨 얼굴도 볼 수 없었죠.


어쩐지 으스스한 장미저택에서

미미씨대신 살릴 밑동을 살피고, 병든 가지는 잘라내고, 겨울옷을 입히며 꽃피울 날을 기다리는 멧밭쥐들.

온기가 어렵다면 향기는 어떨까요?

  꽃을 되살리는 일만큼, 미미씨의 숨어버린 마음에 온기가 닿길 바라며 빵을 굽고 슬며시 방문 앞에 두고 가는 이 장면이 뭉클했습니다.

과연 미미씨는 꽃이 피기 전에 멧밭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까요?

그보다 더 전에 멧밭쥐들의 노력만으로 장미 저택이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이 책은 간만에 막둥이랑 침대에 누어 오붓하게 넘긴 그림책입니다. 모처럼 소리내 그림책을 읽고 넘기면서, '올 봄, 제대로 꽃구경 한 번 못했구나. 내게 이렇게 여유가 없었구나' 싶었어요.

직장도 옮기고 아이들에게 방도 내주면서 어디나 짐이 쌓여있고 매번 풀고 정리하고 지친 상태. 그간 집도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로 꽉꽉 채우기만 하는 사이, 내가 정말 뭘 좋아하는지도,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이지도 놓치고만 있었던 것 같고.

봄 내내 집을 비우고 비우면서(하지만 왜 틈은 보이지 않는가...) 집이 정돈될 수록, 책장이 비워지고 다시 정돈될 수록 다시 마음에도 그림책장을 다시 읽을 틈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바쁜 때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 먹으라며 찰밥에 손 많이 가는 나물반찬, 과일이며 국까지 바리바리 챙겨다 문앞까지 두고 가신 부모님이 떠올랐어요. 엄마밥 먹은 날, 어우선한 집도 다시금 돌아보고 정리하게 되고~ 그래 제대로 챙겨먹고 힘내서 일상을 돌봐야지 하는 마음도 다시 솟아올랐거든요. 멍멍씨가 멧밭쥐들을 장미저택으로 초대한 것은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김지안 작가님의 책을 좋아했던 독자들이라면

나무 서점에 진열장의 책 표지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겠죠?

장미저택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알콩달콩 나누고 난 뒤에~ 전작인 튤립저택을 다시 찾아봐도 좋고~ 김지안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찾아 본다면 이 장면이 또 다시 보일거에요.


벚꽃이 지고 장미의 계절이 코앞에 다가온 요즘 함께 읽고 픈 책입니다^^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온기가 어렵다면 향기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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