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률풍 - 덕을 펼치는 바람, 2024 문학나눔 선정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8
이승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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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시간에 역사를 배우던 딸아이가 묻는다.

"우리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가 언제였어? 엄마는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 태어나는게 제일 나을 거 같아?"

딸아이가 고려시대? 선사시대? 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 조잘거리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역사상 고난이 없던 시기가 있었던가 싶다. 반대로, 역사상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

조선 후기-일제 강점기는 아마 많은 이들에게 상처로 남은 시기일 것이다. 하물며 당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마주할 때마다 아~ 어떻게 버텨냈을까 싶은데~ 요즘 뉴스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 아픈 이를 거쳐간 사람들을 두 번 , 세 번 죽이는게 아닌가 싶다. 더 알려져도 모자란 판에 자꾸 왜곡되고 숨기려는 시도들.

근데 그 시기의 통신이라~ 생소한 부분이었다. 덕률풍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아! 우리나라 처음 전화기?' 정도의 상식을 떠올렸으나, 이 소재 하나로 이야기가 될까 싶었는데~ 작가님의 상상 속에 뜨거운 메세지를 전하는 또 한 편의 역사동화가 탄생했다.


  때는 대한제국 광무 6년- 거센 돌풍과 암흑을 앞둔 때이지만, 고된 현실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며 당찬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 아버지가 세운 전신대에 '나는 할 수 있다'를 세기며 조선 최고의 통신원을 꿈꾸는 강식이와 전무학당의 친구들. 그리고 매일 나뭇짐을 한가득 등에 지고 다니면서 역관을 꿈꾸는 수자. 그리고 변해버린 조선을 보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 이야기의 주요 소재인 덕률풍- 덕을 펼치는 바람이 어디든 불기를 바라는 바람은 사실 초창기 전화기 이름 정도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바람이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독립문 근처에 살고 있는 지라 이야기 속 장소인 경교, 광화문, 인왕산 봉수대, 종각, 정동 등 늘 걷고 오가던 길이 등장할 때마다 역사 박물관에서 흐릿하게 넘겨본 사진과 모형들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이었다.

  "통신권을 빼앗기면 안 돼. 그러면 우리의 미래는 없어."

-p.29

  통신원인 성열과 해철 형님처럼 평소에는 말이 없고 차분하다 분노해야 할 때 거침없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이들은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왔는데, 딸아이와 나눈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역사상 고난이 없던 시기가 있었겠냐마는 그때마다 위기를 넘기고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던 것은 바로 행동하는 이들이 일으킨 따스한 바람 덕 아니었을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가는 사람들 그리고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해야하고. 그리고 믿었던 어른-병수 삼촌의 배신까지. 위기에 빠진 강식이를 다시 살린 것이 봉수대에서 피어올린 불꽃 그리고 직접 만든 전화기-덕률풍이라는 설정 또한 인상적었다.

  "우린 말이야. 봉수대가 폐지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봉수대를 지켰단다. 사람들이 사명감 어쩌고 하는데 우린 그런 거 모른다고 했다. 그냥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마음뿐이었어."

-p.85

  그저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마음. 현실을 살아가는 내게 그냥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역사상 한 점 아니 티끌처럼 흩어질 지라도 따스한 바람을 만들어낼 기운. 그리고 모여서 큰 변화가 생길 바람은 무엇일까?


  "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강식이가 전신대에 쓴 마지막 글귀는 내가, 행동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무너지고 쓰러질 지라도 바람을 변화로 이끈 사람들의 노력. 유난히 더 기다려지던 이번 주말에 역사동화 '덕률풍' 을 읽으며,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아니 거창하게 이 시대를 살아갈 힘을 새롭게 충전해본다.

  '사실, 진정한 충전이 필요한 존재는 따로 있다. 바로 '사람'이다.'

  -작가의 말 중

  오늘의 역사를 만드는 우리에게. 따뜻한 바람이 불러올 응원의 기를 받는 이야기. 요즘 부쩍 역사에 관심이 생긴 딸에게 건네야지. 변화는 함께 만드는 거니까.

* 이 글은 미래인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덕률풍#이승민#미래인#미래인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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