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가 언제였어? 엄마는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 태어나는게 제일 나을 거 같아?"
딸아이가 고려시대? 선사시대? 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 조잘거리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역사상 고난이 없던 시기가 있었던가 싶다. 반대로, 역사상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
조선 후기-일제 강점기는 아마 많은 이들에게 상처로 남은 시기일 것이다. 하물며 당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마주할 때마다 아~ 어떻게 버텨냈을까 싶은데~ 요즘 뉴스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 아픈 이를 거쳐간 사람들을 두 번 , 세 번 죽이는게 아닌가 싶다. 더 알려져도 모자란 판에 자꾸 왜곡되고 숨기려는 시도들.
근데 그 시기의 통신이라~ 생소한 부분이었다. 덕률풍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아! 우리나라 처음 전화기?' 정도의 상식을 떠올렸으나, 이 소재 하나로 이야기가 될까 싶었는데~ 작가님의 상상 속에 뜨거운 메세지를 전하는 또 한 편의 역사동화가 탄생했다.
때는 대한제국 광무 6년- 거센 돌풍과 암흑을 앞둔 때이지만, 고된 현실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며 당찬 꿈을 꾸는 이들이 있다. 아버지가 세운 전신대에 '나는 할 수 있다'를 세기며 조선 최고의 통신원을 꿈꾸는 강식이와 전무학당의 친구들. 그리고 매일 나뭇짐을 한가득 등에 지고 다니면서 역관을 꿈꾸는 수자. 그리고 변해버린 조선을 보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 이야기의 주요 소재인 덕률풍- 덕을 펼치는 바람이 어디든 불기를 바라는 바람은 사실 초창기 전화기 이름 정도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바람이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독립문 근처에 살고 있는 지라 이야기 속 장소인 경교, 광화문, 인왕산 봉수대, 종각, 정동 등 늘 걷고 오가던 길이 등장할 때마다 역사 박물관에서 흐릿하게 넘겨본 사진과 모형들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