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꼈습니다.
예쁘다는 말.
예쁘다는 말이 좋은 말이라는 건 알겠는데
언제부턴가 '예쁘다'라고 말하는 것이
노력없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말이라해서
칭찬으로 하면 안됐다고 했던 것도 같고...
'와~ 되게 예쁘다.'
근데 요즘 내가 퍽퍽해지고 답답해진게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큰둥하게 대해서가 아닐까
예쁜 것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마음.
이런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을 때가 언제더라. 뭘 보고 그랬더라.
분주한 아침 교실 풍경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이 제겐 일상을 여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림책 장면으로 만나니 말이죠.
분명 한 걸음 떨어져보면 교실 속에 저렇게 아름다운 벚꽃이 함께 촤르르~ 흩날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교실 뒷 게시판이 어떻게 배치되고 무엇이 붙어있는지
저 맨 앞줄에 앉아있는 아이는 어떤 책을 읽는지
누가 안오고 이제사 들어오는지 먼저 체크하게 되는 건....
단순히 직업 탓일까요?
"되게 예쁘다."
사실 이 말이요.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지만
되게 듣고 싶은 말인데
나한텐 어울리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 말을 듣고 목까지 뻘개진 더 동그란 등이 왜이렇게 사랑럽던지
나도 모르게 포슬포슬한 저 머리카락을 쓰담해주고 싶고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번지던 장면.
예쁘다는 말은 열려라 참깨 보다 더 강력한 주문이 아닐까
듣는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 나도 모르던 예쁨이 스며들고 있으니까
이 그림책을 마주하고 있는 나 또한 '예뻐지는' 착각이 들어요.
그리고 눈동자로 소년의 움직임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내가 소년이 되버리는거에요.
그리고 거울 앞에 선 장면
오늘의 저에겐 이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아~ 또 뾰루지 났구나
여기가 좀 이랬으면 저랬으면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내 모습이 사랑스러워져서
이리저리 꾹꾹 눌러보기도 하고
거울에 반사된 빛마저 반사광처럼 느껴지는 이 장면
너 오늘 좀 예쁘다!
그렇네요. 누가 나에게 해줘도 좋지만
내가 스스로 해주면 더 날 꽉 채워주는 말.
오해에서 비롯된 상황에
아...할 수도 있지만
소년을 한없이 예쁘게 봐주는 이가 여전히 곁에 있고
나 사랑받고 있구나 느끼는 순간 더 아름다워보이던 풍경들.
예쁘다 마법에 걸려
설레는 아이의 모습을 따라
세상 예쁜것만 다 모아봤어 하고
이어지는 풍경처럼
어느 장면을 담아도 와 탄성이 나오는 이명애 작가님의 장면을 따라가다보니
맞아. 예쁜것을 봐야해.
지천에 널린게 예쁜거야.
아하 깨달음까지 주던 참 곱디 고운 책.
벚꽃이 날리면 이제 벚꽃엔딩보다 더 먼저 기억날 장면들.
예쁜 그림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거. 잊고 있었던 감각을 일깨워주던 책.
---------------------한여름밤의 꿈 같은 날을 기다리며--------------------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봄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