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에트와 그림자들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수상작
마리옹 카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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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말 이대로 휴일이 끝인가요?

이번 휴일이 가면 한동안은 빨간날이 없는거 맞죠?

그래도 오늘은 어쩐지 시원한 바람도 부니까~

차분한 마음으로 서평을 작성하며 휴일을 마무리해봅니다.


이 강렬한 색감의 표지를 만나자마자~ 게다 심상치 않은 장면들을 엿보자마자 몹시 궁금했습니다. 운좋게도 서평단으로 책을 읽게 되었죠.

 밤에 봐서 내 눈이 침침해져 그런가 했는데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저 폰트도 마치 3D영화를 보러 간 것 마냥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표지의 재질도 마치 한지나 창호지의 따뜻한 느낌~ 반딱반딱한 재질은 아니지만, 푸석푸석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느낌의 표지가 그림의 맛과 색을 더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느낌?

어제 도서관에 갔더니 상표 붙은 그림책으로 빌려오라는 어머님 목소리를 들었는데

네! 이 책도 상표 붙은 책입니다. 무려! 2022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상!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아동도서전을 기반으로 한 볼로냐 라가치상입죠.

어디서 들어봤다구요? 2021년 밤코 작가님의 '모모모모모'가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우수상을 수상했죠!

아리에트와 그림자는 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낸 첫 그림책이 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네요.

작가님 소개엔 마티스, 에두아르 뷔아르, 피에르 보나르 같은 나비파 화가를 존경한다고 나와있던데

생생한 색감이 매력적이죠? 이 그림책 보자마자 이 작가님들 회화가 떠오르시는 분들도 많았을거라 생각해요.


면지부터 으와~ 예술이다 하는데

오잉? 잉어?


게다 마지막엔 뻘건 바닥에 흥건한 물들.

넘친 물일까

왜 시작이 잉어일까?

질문을 품고 책을 열게 되네요.


첫 장면은 사자가 죽고 홀로 남겨진 사자의 그림자. 다시 보니 물에 비친 그림자. 시작부터 물과 관계가 있군요. 그림책 전반에서 물이 흐르고 고인 장면, 물 웅덩이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생각해보니 물은 변형이 자유롭고 뭔가 대상을 투영해볼 수도 있어서일까요?


꽃도 아니고 오리의 그림자도 되고 싶지 않았던 사자의 그림자는

아리에트를 발견하고

"바로 이거지!" 하며 달려듭니다. 아리에트의 그림자가 되기로!

왜 하필 사자가 택한 상대가 아리에트 였을까 언뜻 보면 아리에트가 사자의 얼굴을 닮은 듯도 하구요.

물 못지 않게 그림책 장면마다 등장하는 것이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인데

동물과 함께 하는 그림자의 모습을 찾는 재미가 있네요. 겉모습과 다른 동물의 그림자 실루엣.

때로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둘이 공존하는 모습. 강약이 함께 존재하는 모습인데

양과 늑대, 고양이와 쥐의 모습도 보이니 곳곳을 찾아보세요  

계속 변하는 카펫 무늬를 살피는 재미도 있어요. 새처럼 보이다, 표범처럼도 보이다 아리에트의 상태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요? 장식처럼 보이는 배경들 속에 숨은 동물들


개구리에서 파리에 이르기까지 먹이사슬 장면이 한 군데 보이기도 하고 새와 곤충들, 입에 문 물고기들

토끼는 또 왜 개구리인 척 연잎에 앉아있는걸까?

칠판 위와 교실 바닥의 각종 동물무늬들~


사자의 그림자를 얻은 아리에트는 어쩐지 전보다 에너지가 넘칩니다.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어울리고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정도가 지나쳤던 걸까요?

선생님의 안경에 비치는 모습은 더이상 아리에트가 아닙니다.

이젠 본 모습보다 맹수로 보이는 아리에트

어쩐지 더 커 진 그림자 사실 그림책 전 장면을 펼치고 이야기 나누고픈 책입니다.

색에 끌려 그림책을 열었는데 그 형태와 숨겨진 이야기에 자꾸 열고 찾고 무한 반복하게 되는 마법 같은 그림. 이야기를 품은 그림체랄까요?

그리고 책장을 끝까지 넘기다 보니 ~


아. 이제야 알겠어요. 사자가 왜 아리에트를 선택했는지

아리에트는 자신의 그림자를 품을 만한 그릇이었군요.

때론 우쭈쭈해줘가며

먹힐 듯도 보이다가도

결국은 지배하는 저 아리에트의 모습

사자는 결국 제 주인을 알아봤던게 아닐까?

날 닮은 그림자는 어디로 간거지?


그림자는 결국 뭘까?

숨기고 싶은 욕망? 감추고 싶은 비밀? 내 안의 미처 꺼내지 못한 본모습?

누구든 다양한 그림자를 안고 살아가지만

쨍한 날은 그림자의 존재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지낼 거 같아요.

그림자 따윈 없는 이처럼 굴 때도 있을 거 같고

그러나 어느 날은 나보다 훨씬 커지고 길어진 그림자에 부담스러울 것도 같고 그래서 그림자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할테고 때론 날뛰는 그림자에 먹혀 내가 진짜 바라던 건 이게 아닌데 하는 후회들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른 이의 그림자를 밟기도 할 거 같고

쟤 그림자는 왜 이렇게 멋져? 하며 남의 그림자를 억지로 끌어다 붙이려 할 때도 있을 거 같고

정말 제 짝인 그림자를 찾아 품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처음부터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그림자는 없는 걸까요?


그래, 여기까지가 내 안의 사자이고 여기부턴 내가 내 본래의 부분이고~ 아리에트 마냥 그림자를 맘껏 조율하며 공존하며 지내면 참 좋겠는데~ 내 그림자는 어떤 모습일까?


아리에트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이어가던 그림책이었어요.

자꾸 펴들고 함께 이야기 해보고픈 그림책 이기도 하구요.

뜨거운 여름밤~ 아리에트와 그림자 이야기로 내 속의 바람을 꺼내보면 어떨까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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