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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바라가 왔어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 지음, 문주선 옮김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친구를 새롭게 만들고 어울린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 나 그동안 사람 좀 만나봤는데...이 사람은 이런 사람 같아. '
내가 세운 잣대로 단정 짓고,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나.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가도, 간만에 복직한 일터에서도, 괜스레 느껴지는 경계의 눈빛에 괜한 날을 세우며 관계를 시작한 요즘의 제가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겉보기엔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던 닭들. 좁은 닭장에서 잠을 자도 편안한 잠자리가 있어 다행이고, 낳은 알과 함께 지내던 닭이 잡혀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녀석들에게 카피바라가 왔어요.
축축하고 긴 털들을 휘날리며... 하나도 아니고 무리가 말이죠. 닭들은 이 무리를 경계하고 상대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책장을 넘겨보니 카피바라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으로서의 내 모습도, 경계심으로 날서게 텃새부리는 닭들과 같던 내 모습도 보입니다. 이 책의 뒷부분엔 서서히 마음을 열고 한데 어울리는 카피바라와 닭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은 늘 어른들에게 툭! 해결책을 주는 것 같아요. 이 책에서 그 경계를 허무는 것도 바로 작은 병아리와 새끼 카피바라였거든요. 우리가 자라면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늘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 하면서 한 겹씩 편견의 옷을 입는 것은 정작 우리가 아닐까요?
종을 초월한 연대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여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뜨끔하고, 뜨근한 주말입니다. 아이들과 또 지금의 나와 '관계'에 대하여 '연대'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