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가면서 나름 봉사 활동에 눈을 돌리게 된다. 아이에게 보람된 일을 해 주고 싶은 욕심과 더불어 나눔의 실천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실천이 쉽진 않았음이 사실이다. 아직까지 여기저기 이것저것 알아본다는 우스운 내 망설임이 다이다. 그러던 참에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 고정욱 선생님의 나눔대장을 만나게 되었다. 나눔을 실천했다고 생각한 연우와 그 나눔을 받았던 석진 사이의 이야기이다. 아동센터에 다니는 석진의 책 한권 없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글짓기 소재로 삼아 결국 학교 아이들 전체가 아동센터를 위해 책과 모음금을 기부하는 일로 커진다. 하지만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했다는 아이들의 보람과 뿌듯함과 달리 진실된 마음이 적은 그 나눔을 받은 아이들은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게 된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사회공헌팀장을 맡고 있는 연우 아빠를 따라간 장애인 복지 센터 사랑터 봉사에서 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연우가 휴대폰을 사랑터에 두고 오게 된다. 휴대폰을 찾기 위해 사랑터에 늦은 저녁 전화를 걸다가 사랑터 원장님을 통해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즉, 연우 아빠 말처럼 봉사나 나눔이란 자기의 소중한 것을 아무 대가 없이 줄 수 있어야 함이며, 사랑터 원장님 말처럼 봉사란 봉사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것만큼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받게 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게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봉사를 하게 되는 우리 아이 입장에서 아이의 시간과 아이가 느끼게 될 보람 등만 생각했던 게 사실이었다. 참 내 작은 그릇이 부끄러워진 책이다. 책 속 나눔 대장의 말처럼 봉사 활동이나 나눔을 실천하려는 지금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누군가를 돕게 된다는 사실보단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손을 내미는 그에게 따뜻한 마음과 미소를 보내고 진심으로 그 손을 잡아주는 것이란 사실이다. 작은 책 한 권이 전해준 나눔의 커다란 의미를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