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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아이들 : 봄 이야기 - 진달래 먹고 ㅣ 영산강 아이들
최신오 만화, 오영해 원작, 최금락 각색 / 거북이북스 / 2011년 1월
평점 :
봄이면 산에 들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진달래. 가끔 진달래 축제를 하곤 했던 내 고향..
영산강 아이들은 지금의 축제라는 이름이 있진 않지만,
참꽃 진달래도 먹고 찔레꽃 줄기도 벗겨 먹고. 삐리도 먹으면서
나름대로 봄 축제를 즐겼던 것 같다.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기만 한 그네들의 이야기..
그런데 가만 귀 기울이다보면 내 어렸을 때 모습 아니 내가 그리워했던 그 모습들이 아닌가 싶다.
산과 강이 깨끗했던 그 시절.. 참꽃을 따 먹어도
시누대로 동백꽃 꿀을 따먹어도 맛나고 기쁘기만 했을 듯 싶다. 어른들도 그런 아이들의 놀이에
미소 지으며 봄 맞이를 했을 거 같고...
지금은 환경 오염으로 내리는 빗물도 머리에 맞으면 안된다며 우산을 꼭 쓰고..
강한 햇살도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이 무섭다고 낮에 나갈 때면 아이에게 모자를 꼭 쓰게 하는
염려스런 호들갑을 떠는데... 영산강 아이들이 즐겼던 봄 이야기는 가만 그내들의 충만한 자연 즐기기에
부러움이 그대로다..
누가 초인종을 눌러도 인터폰으로 얼굴 확인하고.. 열기를 거부하는 지금..
영산강 아이들은 지나가는 걸인이라도 그냥 지나가게 하지 않고
집에 한밤 재우고 한끼 식사 함께 하기도 꺼리지 않는 우리네 인심이 그대로 보여진다.
그래 그랬던 거 같다..
누구네 집에 가도 잠자리와 밥 걱정이 없었고.
누가 와도 밥 한그릇 안주고 보내면 못내 아쉬웠던 정많은 우리 엄마, 할머니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찌 이렇게 되었는지..
만화기에 그림으로 보여주는 영산강 아이들의 표정도..
그네들이 맛나게 먹으며 봄 맞이를 했던 삐리, 시누대, 동백, 참꽃, 개꽃 등도...
그대로 영상이 되어 내 머릿 속 추억을 되돌아보게 해 준다..
아이에겐 지금 볼 수 없는...
지금은 알 수 없을지도 모르는 어려웠던 그 시절, 혹은 정겨웠던 그 시절을
영화처럼 보여 줄 수 있어 좋은 책이다.
그리고 가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봄이 오는 지금 찔레꽃을, 삐리를 찾아보고 싶은 맘이 간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