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까치나 참새 등 새들을 보다 많이 만나게 된다. 아이와 가끔 새들의 모습을 보고 이 새는 뭐고 저 새는 뭐고 하며 새의 이름을 알려주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새의 이름만 말했지 새의 모습을 아이와 함께 생각했던 기억이 없다. 그러던 참에 새의 부리를 만났다.

 

부리라고 새의 단 한 부분만 담아 놓은 책이다. 부리, 우리의 입과 같은 곳. 아이는 새의 부리에 대해 얼마나 알까. 우리 꼬맹이는 입이라 말했다. 처음에는 말이다. 그러다 부리, 부리, 부리, 하다보니 어느 새 부리를 알게 되었다. 신가한 새의 부리.

모양도 그 쓰임새도 가지가지다. 넓적한 부리에서 가늘고 얇은 부리, 갈고리처럼 생긴 부리, 그리고 펠리컨처럼 주머니같은 부리. 아이는 다양한 새들을 만나고 그들의 부리를 보면서 마냥 신기해했다.

 

그림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새를 의인화시키기도 했고, 또 색감도 빩아서 좋았다. 처음 새가 이빨이 없다는 신비로운 사실을 알려주는데. 여기부터 아이는 마음을 빼앗겼다. 마냥 좋다고 빨리빨리 뒷이야기로 넘아가라고 재촉할 정도다.

 

물론 한번 읽기로 그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이야기는 여러 번 반복이 기본인 우리 네 살 꼬맹이다. 그래 부리 이야기는 마냥 하루 종일 보고 또 보고했다. 그래도 아이는 신기한가보다. 어쩜 궁금쟁이 우리아이의 호기심을 잘 채워주는 새의 부리이야기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 아이에게 자연의 신비로운 부분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던 새의 부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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