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련해지는 동시도

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고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오동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처음 만난 동시는 유희윤 님의 ‘봄눈’이었다. ‘우리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 교과서에서도 언뜻 본 듯 한 이 동시를 만나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아련해졌다. 뭔가 말할 수 없는 사랑, 그리고 그 분들의 그리움이 가득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시라면 아이들 마음을 보여주는 거 아닌가 하는 내 단순함이 부끄러워졌다.

김용택 선생님이 고학년을 위해 챙겨주신 동시 모음이라더니, 고학년이 가질 수 있는 정서와 이해도 성숙도가 그래도 느껴졌다. 그리고 신형건 님이 발톱의 때를 ‘아주 느릿느릿 지나가는/ 시간이 여기 있었구나‘라고 표현한 ’발톱‘이란 동시도 인상적이었다.

정채봉 님의 ‘생명’, 안도현 님의 ‘시월’, 강소천 님의 ‘눈 내리는 밤’ 등 많은 동시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저학년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동시 감상에 성숙함을 보일 고학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물론 동시와 더불어 김용택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시와 어우러지는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래선지 정서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풍부한 감성을 우리 아이가 갖게 하고 싶은 욕심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