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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현기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4월
평점 :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 현기영 지음 -
몸은 늙어가도 사람과 사물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소설가의 관점을 늙지 않다는 라는 뜻을 담은 글인가?
라는 생각을 읽기 시작했다.
도입부에는 단순 세월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노년은 도둑처럼 슬그머니 찾아온다. 라는 글로 시작이 된다.
그리고 북한산 등산이야기가 나오며 산악회 이름은 '중턱산악회'
그 이유는 중턱에 머물러서 음주를 즐긴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그리고 제주 4.3사건의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적어 나간다.
사건의 배경을 잘 알지 못해서 인터넷에 찾아보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제주 4.3사건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 배경 참고자료로 적어 놓겠다.
광복 직후 제주사회는 6만여 명 귀환인구의 실직난, 생필품 부족, 콜레라의 창궐, 극심한 흉년 등으로 겹친 악재와 미곡정책의 실패, 일제 경찰의 군정 경찰로의 변신, 군정 관리의 모리(謀利) 행위 등이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 제주도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의 시가행진을 구경하던 군중들에게 경찰이 총을 발사함으로써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절 발포사건은 어지러운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에 남로당 제주도당은 조직적인 반경찰 활동을 전개했고,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민·관 총파업이 이어졌다. 미군정은 이 총파업이 경찰 발포에 대한 도민의 반감과 이를 증폭시킨 남로당의 선동에 있다고 분석했지만, 사후처리는 경찰의 발포보다는 남로당의 선동에 비중을 두고 강공정책을 추진했다. 도지사를 비롯한 군정 수뇌부들을 모두 외지인으로 교체했고 응원경찰과 서북청년회원 등을 대거 제주로 파견해 파업 주모자에 대한 검거작전을 벌였다. 검속 한 달 만에 500여 명이 체포됐고, 1년 동안 2,500명이 구금됐다. 서북청년회(이하 ‘서청’)는 테러와 횡포를 일삼아 민심을 자극했고, 구금자에 대한 경찰의 고문이 잇따랐다. 1948년 3월 일선 경찰지서에서 세 건의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해 제주사회는 금방 폭발할 것 같은 위기상황으로 변해갔다.
현기영 작가님의 고향 제주에서 벌어진 4.3사건의 비극을 문화적으로 승화 시켜서 쓴 책인 것 같다. 도둑처럼 슬그머니 찾아온 “늙음”을 마주하면서 느껴지는 슬픔, 고독 그리고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다.
늙어간다는 것. 우린 모두 자연으로 언젠간 돌아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린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하고, 최대한 죽음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아간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내 가슴에 와 닿는 글귀가 있었다.
노경에 접어들면서 나는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게 되었다.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적지 않는데, 그중 제일 큰 것이 포기하는 즐거움이다. 이전 것들에 너무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고 흔쾌히 포기해 버리는 것. 포기하는 대신 얻는 것은 자유다. 얼굴은 주름은 잡혔지만 심장만은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 그러한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