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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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고 있는 책모임에서 다음달 읽을 책이 비히모스(베헤못)니 리바이어던(레비아탄)이니 하는 괴물이름책 많인 쓰신 홉스 평전이었던 터라 괴물이름의 유래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것이 세계 괴물 백과 서평이벤트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되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괴물이 어떤 이미지의 괴물인지를 파악하는 것 만으로도 그 책이 어떤 분위기의 책일지 떠올리는 상상에 일조하는 터라 이런 전차로 괴물들에 대한 상식은 많이 알아두면 좋을 듯 싶습니다.




사진은 해당 홉스의 서명으로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자주 보셨을 레비아탄(리바이어던)사진입니다.



저자는 챕터를 지역과 시대순으로 크게 배열하고 있습니다. 고대근동 신화/ 이집트 신화/그리스 신화/종교 전설/동방 여러 민족 전설/유럽의 전설과 괴이한 일...적고 나니 사실 그러한 분류로 꼭 떨어지지는 않는군요. 워낙 다양한 세계의 다양한 시대의 괴물들을 다루려다 보니 이 점은 어쩔 수 없는 듯 싶습니다.



한 괴물에 할애된 페이지는 삽화포함 짧으면 2장, 길면 6~7장 정도 됩니다. 메이저한 괴물(레비아탄이나 바실리스크와 같은)은 제법 긴 설명이 이어지지만 마이너한 따깨비 거위 같은건 (따깨비 나무에서 태어난다지만 얘는 또 왜 괴물 분류가 된지 모르겠습니다) 불과 2,3장 정도... 의외로 악마의 대명사 메피스토펠레스가 삽화포함 2장밖에 할애되지 않은 사실이 뜻밖이긴 합니다. 



그러하니 이 책은 각각의 괴물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를 원하시는 분 보다는 종종 사람들의 책들에 언급되는 괴물들이 대체 어떤 것이며 어떤 배경으로 그 말이 쓰여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일반인분들의 길잡이용 정도로 쓰시면 적절할 듯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서명과 같이 세계 괴물 '백과'라는 말이 흠잡을데 없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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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체론 - 천황제 속에 담긴 일본의 허구
시라이 사토시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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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속패전론(2013년 著, 2017년 정선태 譯)으로 일약 명성을 떨친 그 시라이 사토시의 신작입니다. 2차 대전에서의 패전의 부인을 위해 대미종속을 지속해가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에 패배를 지속해 나간다는 일본 우익의 영속 패전 레짐을 주창해서 카도가와 재단 학예상을 비롯해 상복이 많으셨다는 레닌 전공하시는 신예(1977년생이니 적다고 하기엔 또 그런 나이긴 합니다만)정치학자의 신작이니 흥미를 끌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일본 내 같은 리버럴쪽에서도 영속 패전론은 그 패전 이후의 다양한 일본 내 자생적 노력들을 너무나도 단순화시킨 구조로 인해 비판을 받고는 합니다. 이를테면 '영속패전체제가 일본의 기본구조라면, 전후민주주의란 전부 허망한 것으로, 단지 일본인은 미국이 만든 무대 위에서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자신이 결정하는 일 없이, 금새 부스러질 민주주의 정치를 해온 것이 되나, 그것은 과도한 단순화이다.' (民主主義は終わるのか――瀬戸際に立つ日本 (岩波新書) 山口 二郎, 2019)



그렇다고는 하나 아직도 기쿠 터부(菊Taboo)가 만연한 일본에서 이런 대담한 담론을 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음직한 점을 생각해 본다면 디테일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책은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좀 스포일러스럽긴 한데 그래도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 '국체론'의 주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일본의 천황의 위치에 전후의 미국이 들어앉게 되었고, 헤이세이 전 천황의 퇴위 의사 표명(2016년)도 국가의 상징으로서의 상징천황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어려운 노쇠화로 인한 스스로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작 일본 우익들에서도 정작 자신들의 헤이세이 천황의 적극적인 활동을 꺼리는 반면 천황이 아닌 미국을 떠받들며 종속되어 영속패전레짐 속에서 아시아 주변국을 멸시하며 망동하고 있다.. 정도로 정리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간단히 거칠게 정리할만큼 간단한 내용의 책은 아니며, 메이지 시기의 전전 레짐의 형성부터 패전 후의 전후 레짐의 형성, 전전 레짐의 안정에서 붕괴기와 전후 레짐의 안정에서 붕괴기를 비교해서 다루며, 이러이러한 점에서 대미종속적인 현재의 레짐은 붕괴되고 있다는 비교와 고찰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더 궁금하시면 이 참에 사서 읽으시면 좋으실 듯 싶습니다.



사실 미국을 천황의 위치에 둔 가설은 시라이 사토시의 이 책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우치다 다쓰루와의 대담집 '사쿠라 진다'(2015년, 2019년 정선태 譯)에서도 해당 언급이 나오고 있긴 하지요. 영속패전론이나 국체론이나 아무래도 문체가 좀 무겁기 마련인데, '사쿠라 진다'는 대담집이면서도 현재의 일본을 이해하기에 필요한 내용이 속속들이 들어있는 책이니 시라이 사토시의 책을 잡기 전에 예비독서용으로 한번 읽어도 좋으실 듯 싶습니다.



아무튼 앞으로의 연구가 기대되는 학자분이라 할 수 있겠으며, 일본 근현대 정치 사상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한 번 권해드릴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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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 편지 왔습니다, 조선에서!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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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무려 출가했다 속세로 돌아왔다는 저자약력 이상으로 첫페이지에서 읽는 이를 끄는 문구도 없을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처녀작이라면 저자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가 어떤 책일까 싶어 주의깊게 훑어보기 마련인데 출가했다 속세로 돌아온 전직 승려에 -저자의 말에 무려 석왕사 가족분들에 대한 감사가 감사의 첫 머리에 나오는 데에서 알 수 있습니다- 서른 다 되어 금강대 불교인문학부에서 공부하며 역사, 철학, 문학, 종교 등등 인문학 좋아한다시고 있다시니 코드가 맞겠구나.. 허고 잡게 되었습니다.



책은 저자가 첫머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시피 현대적 이해에 기반한 조선시대 서간문의 소개가 주가 되고 있습니다. 이 편지는 어디의 누구의 편지이며 요즘과 비하면 어떠하며, 여기에서 무엇을 알 수 있으며, 그 시대의 상황에 관한 미주까지 촘촘히 넣은 구성이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럿 편지들을 각 주제 파트별로 맞춰(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우리가 남이가! 우쭈쭈 내 새끼들, 오늘도 평화로운 우리 집구석..등등) 집어 넣어 놓았고, 편지의 선후관계가 분명치 않은 경우 등은 작가의 주관적 해석으로 편집된 내용도 존재합니다.



별장이나 다름없는 유배지 다산 초당이라거나, 역사적 평가가 분분한 인물에 대해 과연 당대의 거유입니다라던가 아무래도 저자가 책의 초입에서 밝힌 것과 같이 저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간 조선시대 편지 해석이 되는 점은 호혐이 갈릴 여지가 있으나, 끝판왕, 스웻 등 등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어이쿠.. 저도 옛날 사람은 아니긴 합니다만) 말씀이로 글을 펼치고 있으니, 코드가 맞는다면 한층 더 재밌게 잡으실 수 있을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맺는 글에 기재한 바와 같이 편의점 점장으로 있으며 읽고 쓴 저자의 노고와 창작의 고충을 이해할만 하며, 마지막의 참고문헌도 추가적인 독서에 도움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셔서 향후 본서를 읽으실적에 참고하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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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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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심리 묘사의 대가인 전기작가 츠바이크의 책입니다. 이분 대표적인 평전으로는 푸셰, 마젤란, 에라스무스 등을 들 수 있겠군요. 자전적 회상인 어제의 세계도 몇년 전에 출간 된것으로 아는데 이분 특유의 인물에 감정이입해서 쓴 묘사가 없는터라 몰입도는 떨어지덥니다.

츠바이크의 전기물이 다 그렇듯 열심히 인물에 몰입하여 글을 쓴 터라 읽다보면 말하는 것이 평전의 인물인지 츠바이크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점이 츠바이크 스타일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혐이 갈리는 면이지만 저는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은 그런 츠바이크가 긴 시대에 걸쳐 이야기하고 싶던 여러 인물들을 평소 평전보다 짧게 짧게 써 넣은 책입니다. 04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건 재판... 어쩐지 타이틀이 낮설지 않다는 건 이유가 있었습니다. 메흐메트 2세, 발보아, 헨델, 나폴레옹,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스콧, 레닌 등등의 10여 인물군상을 한명당 2~30쪽 정도로 구성해놓고 있습니다. 메흐메트 2세의 야심, 발보아의 행운과 비극 -신들이 한 인간에게 한번이상의 불멸의 행동을 허락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라는 츠바이크의 촌평이 인상 깊은-, 헨델의 중풍과 재기 -책 내용대로 아일랜드로 달아나야겠다는 생각을 헨델이 했는지 어떤지는 차치해두고-_-- 나폴레옹과 스콧의 비극과 레닌의 한세계를 날려버린 성공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주마간산으로 깊은 내용을 알 수는 없듯이, 한 인물의 한 순간 -메흐메트2세의 콘스탄티노플 점령, 헨델의 메시아 작곡 등-을 짧게 짧게 터치하고 넘어가고 있는 터라, 각 인물들의 관계성이나 연속성도 찾기 어렵긴 합니다. 사실 이 책만으로 1453년에서 1917년을 전부 조감하기란 불가능한 노릇이지요. 400년간의 긴 시간 곳곳의 한 점점을 그려낸 따름입니다. 그렇다곤 하나 츠바이크의 문체에 반해서 읽는 분들에게 그런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츠바이크의 전기들은 대개가 크게 두껍지 않고(이 책도 300여쪽이며, 최근에 재판이 나온 푸셰의 평전도 380쪽 정도입니다.) 쉽게 읽히는 문장이기에 독자들에게 추천할만 합니다. 이 책도 츠바이크의 여럿 전기물들의 입문서로서 추천할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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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미래 - 인류는 어떻게 다가올 전쟁을 상상했는가

로렌스 프리드먼 저/조행복 역

비스마르크체제부터 양차 대전, 냉전, 현대까지의 세계정치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아무래도 군축에 대한 여러 시도와 (이전에는 전함 수, 핵무기 발명 이후에는 핵억지) 그 실패가 현대를 다룬 후반 파트 이전에는 주를 이루는데, 일반 독자 여러분들이 잘 들어봤던 정치, 외교가들 뿐 아니라, 군축에 대한 노력을 보인 노엘베이커나 거대한 환상의 저자 노먼 에인절, 보불전쟁 이후에 횡행한 독일의 영국침공을 다룬 수 많은 소설찌라시들, 참호전을 예측하지 못한 대다수의 군인들 (정작 그 가공할 미래시를 켜고 작두탄 사람은 폴란드의 평범한 기업가였다던가..) 등등이 인상

깊게 그려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총력전 개념이 도입되어 민간인 사망자가 왜 그렇게 늘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시사를 보여준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군축을 해야지 상호적 확증파괴나 생각하는 초강대국 지도부의 모습도(...)



내전에 관한 연구는 1차대전 패전 이후의 여러 국가들의 비공식적인 내전(1차대전 말기부터 수년간 이어진 내전은 상상 이상의 가공할 결과를 가져왔는데 여기에 관한 역서로는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로버트 거워스 著, 최파일 譯 가 번역이 되어 나와있습니다.) 이후 현대의 광물을 다투는 내전, 특히 내전에 의한 인종학살을 다루고 있는데, 내전은 국가간의 전쟁이 아닌터라 상대적으로 그 잔혹성과 피해자수에 비해 소홀하게 다루는 점을 언급한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사실 르완다 인종학살등을 봐도 그 잔혹성은 결코 국가간 전쟁에 뒤지지 않음에도...

결론은 더스트 커버의 뒷면의 광고 문구에서 떠오르는 '..왜?'시리즈의 가벼운 기대로 접근했다가는 의외로 다루고 있는 깊은 내용에 당황할 만한 좋은 책입니다. 사실 이렇게 비스마르크체제부터 현대까지의 세계정치를 크게 다룬 책을 원하고 있긴 했었는데 (그 헨리 키신저의 외교는 아직도 번역본이 안 나오기도 하였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한 서평 이벤트에서 생각이상의 만족을 얻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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