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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평점 :
인물심리 묘사의 대가인 전기작가 츠바이크의 책입니다. 이분 대표적인 평전으로는 푸셰, 마젤란, 에라스무스 등을 들 수 있겠군요. 자전적 회상인 어제의 세계도 몇년 전에 출간 된것으로 아는데 이분 특유의 인물에 감정이입해서 쓴 묘사가 없는터라 몰입도는 떨어지덥니다.
츠바이크의 전기물이 다 그렇듯 열심히 인물에 몰입하여 글을 쓴 터라 읽다보면 말하는 것이 평전의 인물인지 츠바이크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점이 츠바이크 스타일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혐이 갈리는 면이지만 저는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은 그런 츠바이크가 긴 시대에 걸쳐 이야기하고 싶던 여러 인물들을 평소 평전보다 짧게 짧게 써 넣은 책입니다. 04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건 재판... 어쩐지 타이틀이 낮설지 않다는 건 이유가 있었습니다. 메흐메트 2세, 발보아, 헨델, 나폴레옹,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스콧, 레닌 등등의 10여 인물군상을 한명당 2~30쪽 정도로 구성해놓고 있습니다. 메흐메트 2세의 야심, 발보아의 행운과 비극 -신들이 한 인간에게 한번이상의 불멸의 행동을 허락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라는 츠바이크의 촌평이 인상 깊은-, 헨델의 중풍과 재기 -책 내용대로 아일랜드로 달아나야겠다는 생각을 헨델이 했는지 어떤지는 차치해두고-_-- 나폴레옹과 스콧의 비극과 레닌의 한세계를 날려버린 성공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주마간산으로 깊은 내용을 알 수는 없듯이, 한 인물의 한 순간 -메흐메트2세의 콘스탄티노플 점령, 헨델의 메시아 작곡 등-을 짧게 짧게 터치하고 넘어가고 있는 터라, 각 인물들의 관계성이나 연속성도 찾기 어렵긴 합니다. 사실 이 책만으로 1453년에서 1917년을 전부 조감하기란 불가능한 노릇이지요. 400년간의 긴 시간 곳곳의 한 점점을 그려낸 따름입니다. 그렇다곤 하나 츠바이크의 문체에 반해서 읽는 분들에게 그런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츠바이크의 전기들은 대개가 크게 두껍지 않고(이 책도 300여쪽이며, 최근에 재판이 나온 푸셰의 평전도 380쪽 정도입니다.) 쉽게 읽히는 문장이기에 독자들에게 추천할만 합니다. 이 책도 츠바이크의 여럿 전기물들의 입문서로서 추천할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본 서평은 부흥카페 서평이벤트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