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9월

대학교 1학년 때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작은 책의 저자가 재일 교포라는 사실은 당시의 저로서는 한번도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던 주제였습니다. 이후 가네시로 가즈키의 <고, Go>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는 비로소 그 차별이 어땠는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눈에 대놓고 드러나는 차별이 아닐지라도 한 개인이 사회라는 거대한 벽 앞에 얼마나 무기력해지고 어두워지는지 말이죠.

<고민하는 힘>은 주로 나쓰메 소세키 작품들을 가지고 풀어나가는 책이었습니다. 그때도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꼭 읽어보자고 여러번 다짐했었는데, 아직도 한 권도 안 읽었네요..ㅠㅠ

아무튼 이 책에서도 저자는 인문 고전과 서적들을 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고민할 일이 또 줄었죠 ㅎㅎ 저자는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책을 읽으면서 곱씹어볼 수 있다고 해요. 꼭 비즈니스맨이라 하더라도 인문지식을 넓혀가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문체였다고 느꼈어요. 읽는 내내 조곤조곤 고민상담해주는 인상좋은 선생님이 제 옆에 계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책 값도 저렴하고 나중에 다시 꺼내들어 읽어볼만 한 책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옮긴이의 글 역시 제겐 너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니만큼 우리가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그 '일'이라는 개념이 일본에선 어떻게 다른지, 또 저자가 말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방점을 콕 찍어주는 글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사랑의 기초

사랑의 기초 : 연인들 ㅣ 사랑의 기초 (개정판)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9월

예전 어느 영화의 대사 하나가 한동안 머리 속에 오래 남아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추억은 가슴에 묻고, 지나간 버스에는 미련을 버려.' 

아마 아실 분들은 다 아실 대사이지만 

제겐 'Boys! Be ambitious!'라는 그 유명한 격언보다 백배 더 와닿은 대사였습니다.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꼭 적어두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가볍지만 지나간 버스들을 생각나게 하는 이 소설 추천합니다.

[100자평] 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책은 보통 어떨 때 사고 싶으신가요? 이 책은 도서관에 갔는데, 대출하고 싶은 책이 없어 대신 빌린 책입니다. 읽는 동안에는 책의 마지막 장에 어서 닿고 싶으면서도 끝내는 게 너무 아쉬워서 일부러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던 책입니다. 좋은 책 읽었습니다.

[100자평] 인간 실격

인간 실격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다른 시대의 한 인간의 고민들이 너무 아프게 와닿으면서도 한편으로 커다란 위로가 되었다. 그 숱한 고민들을 나만 했던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에 책을 덮는 내 손이 못내 아쉬워 다시 읽기로 했다. 인간실격을 선언한 소설속 화자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안심이 될 줄이야.

역사는 재밌다

종횡무진 한국사 세트 - 전2권 - 남경태의 가장 독창적 역사 읽기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4월

좀더 어릴 때 읽었다면 좋았을테지만

이렇게 넓은 식견으로 한국사를 바라본 저자의 책을 읽을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국사문제를 풀 때면 항상 재밌었고 지루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이 있었습니다.

역사공부를 할 때면 자부심이 넘쳤고

대학진학도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공부하는 곳으로 갔었습니다.

그러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으로 가득 찬 학계를 보았습니다.

그곳엔 우리가 철저히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역사는 없고 

고루한 '역사 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그것은 정치권과 미디어, 심지어 일반 대중에도 있었습니다.

'우리'와 '너네'로 편가르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모든 것이 다 역겹고 싫증났습니다.

어릴 때 그 호기심과 자부심은 온데간데 없이말입니다.

그런 제게 이 책은 해열제였습니다. 아니, 해결책이었습니다.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통찰력은 저를 차분히 그리고 넓은 시야를 가지고 

우리 역사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역사가 고루하다는 말은 그 방대한 양만 두고 말하자면 일면 맞는 말입니다만,

역사적인 맥락을 놓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바라보게 된다면

현재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는 걸 알 수 있죠.

밤에 리뷰를 쓰다보니 거창하게 글을 쓰고 있네요..ㅋ

한국사를 좀더 비판적으로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면

이 책, 이 저자를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