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한 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겁과 같을 수도 있고, 한 순간의 찰나와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한 시간 동안 우리가 무슨 일을 겪는가에 달려 있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까. - P77
하지만 그들이 가장 견딜 수 없어하는 것, 그것은 정적이었다. 사방이 고요하면, 그들은 자기네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고, 그러면 밀물처럼 불안이 밀려왔다.그래서 그들은 정적이 찾아들 것 같은 기미만 보이면 요란하게 소란을 떨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린이 놀이터의 즐거운 소란이 아니었다. 미쳐 날뛰는 듯한 이 불쾌한 소란은 나날이 볼륨을 높여 가며 대도시를 가득 채웠다. - P96
많은 일들은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모모가 얼마든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 그것은 바로 시간이었다. - P25
모모는 이 세상 모든 것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개, 고양이, 귀뚜라미, 두꺼비, 심지어는 빗줄기와 나뭇가지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 그들은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모모에게 이야기를 했다. - P31
당시의 인류는 온갖 것으로 고통받았고, 당장 고통받고 있지 않을 때에도 미래의 고통을 걱정하면서 또 고통을 겪었다. 현실을 망각할 정신적 마약, 즉 이야기는 무한히 제공되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지구를 구하려 애쓰는 이야기들, 사랑을 통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들, 어떻게든 시련을 극복하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 P45
스스로를 계층화하고 단절시키는 건 사람의 본성이야. 가치가 다변화될수록 사람들은 그 너머의 것들을 강하게 혐오하고 부정할걸세. 다원화는 외면하고 미워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는 의미야. - P-1
가지산을 넘었으니 미시령도 넘을 수 있으려니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가지산은 가지산이고 미시령은 미시령이었다. 산 하나를 넘었다고 해서 다른 산이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 P186
"정말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할 수 있을까?"삼촌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하루에 백 킬로씩만 가면 돼. 힘들면 오십 킬로만 가도 되고, 더 힘들면 십 킬로만 가는 거야. 멈추지만 않으면 돼."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