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손끝하나 닿지 않았는데, 어깨가 연결된 한 쌍의 거인 같은 그림자가천장과 벽에 어른거리며 함께 나아간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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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에드워드 하이드의 모습을 띨 때 가까이에 온 사람들은 누구나 즉각적인 신체 반응을 통해 불안감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으니까. 내 생각에 그 이유는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인간은 선과 악의 혼합물이기 때문인 듯했네. 반면 에드워드 하이드는 순수한 악의 화신인 유일한 인간이었지.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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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한 헨리 지킬‘ 그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큰 곤경에 처한 게 아닌가 싶어 걱정되는군! 분명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젊었을 때 함부로 놀았던 게지. 하지만 하느님의 법 앞에 공소 시효 같은 건 없지. 그래, 그 문제일 거야.
오래전에 저지른 죄의 유령, 숨겨진 수치스러운 일에서 비롯된 암, 더 이상 기억도 나지 않고 자기애로 제 잘못을 다 덮어주었는데 수년 후 절룩거리며 나타난 처벌.‘ - P32

호기심을 억제하는 것과 그것을 정복하는 것은 다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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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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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린이 조선일보 신문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았던 방법은 언어를 통해 협력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네안데르탈인이나 다른 종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닌 언어를 통해 협력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말하며 종교를 만들어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종보다 오래 살아남았던 것은 적자생존적 강함이 아니라 친절함 즉, 자기가축화를 통해 사회화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립보다는 협력과 소통을 통해서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뉴스만 틀어도 많은 곳에서 분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자기가축화를 통해 자신의 테두리와 그 밖의 구분을 해서 선 밖은 비인간화(가축화)를 해서 인간의 테두리를 밖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공격하고 깎아 내리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 밖을 안으로 만드는 것, 접촉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접촉을 통해 그들도 우리와 같다는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도시화하며 서로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한다, 서로의 테두리가 강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논리적인 오류를 지적하며 결론에 끼워맞춘다고 하는 평이 많았다. 아마도 과학책 분류에 있어 더 그렇지 않을까? 과학책이라기 보단 인문학적 서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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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경이 되었고 계절의 첫 안개가 내리고 있었다. 짙은 초콜릿 빛깔 장막이 하늘을 뒤덮으며 낮게 깔려 있었다. 바람이 끊임없이 휘몰아치며 포위된 운무를 공격하여 패주시키고 있었다. 그리하여 마차가 거리에서 거리로 낮은 포복으로 지날 때마다 어터슨은 어슴푸레한 빛이 다양한 모습과 색조로 시시각각 신비롭게 변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쪽에선 저녁이 깊어질 무렵과 같은 어두움이었다가, 저쪽에선 마치 큰 화재의 기이한 불빛처럼 선명하게 타오르는 갈색의 빛이 빛나기도 했다. 그러다 또 잠시 안개가 걷히고 가느다란한 줄기 아침 햇살이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를 뚫고 비치기도 했다. 어터슨은 이렇게 변화하는 희미한 빛 속에서 본 소호의 음침한 거리가 진창길과 그 위를 걷는 더럽고 단정치 못한 행인들, 그리고 한 번도 꺼진 일이 없고, 또한 이 음울한 어둠의 재침략에 맞서 새롭게 불을 밝힌 적도 없는 가로등으로 인해 무슨 악몽 속에 나오는 도시 같다고 생각했다. - P56

그 진실의 일부를 발견했기에 나는 그렇게 무시무시한 파멸로 치닫게 된 것이다. 그 진실이란, 인간은 진정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이다. 내가 둘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내 지식이 그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선상에서 혹자는 나를 뒤따를 것이고, 혹자는 나를 앞질러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내가 감히 추측건대 인간은 결국 여러 개의 모순되면서도 각기독립적인 인자들이 모인 집합체에 불과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될 것이다. - P106

 사악한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육체를 부여받은 나의 악한 자아는 내가 막 사라지게 한 선한 자아에 비해 확고하지 못했고 발달도 덜 된 상태였다. 다시 말하거니와 내 삶의 9할은 노력과 미덕, 절제의 생활이었기에 악은 선보다 훨씬 덜 행해지고 덜 규명되었던 것이다. 내 생각에 그러한 이유 때문에 에드워드 하이드가 헨리 지킬에 비해 훨씬 작고 마른 젊은이로 나타난 것 같다. 한쪽 용모에서는 선함이 빛났다면, 다른 한쪽 얼굴에는 온통 악이라고 명백하고 노골적으로 쓰여 있었다. 게다가 악은 (나는 지금도 악이 인간의 파괴적인 면이라고 믿고 있다.) 그 육신에 기형과 타락의 모습을 새겨놓았다.  - P110

 약 자체에는 그걸 구별해 낼 수 있는 힘이 없다. 악마도 신성도 아니다. 약은 그저 내 성품이란 감옥의 문을 흔들었을 뿐인데 빌립보 감옥의 죄수들처럼 내 안에서 악인이 달려 나온 것이다. - P111

또 다른 내 모습으로의 변신이 최근 부쩍 많이 실행에 옮겨졌고 조장되었다. 그래서 에드워드 하이드의 육신은 근래 키가 자란 것처럼 보였고,
(내가 그의 육체 속에 있을 때) 피가 더 왕성하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 일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내 본성의 균형이 영원히 깨어져 자연 발생적인 변신 능력이 강화될 것이며 에드워드 하이드의 성품이 되돌릴 수 없이 내 것이 되고마는 위험이 있음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중략) 결국 모든 것의 결론은 이러했다. 즉, 나는 서서히 내 원래의 훌륭한 모습은 잃어가고, 두 번째 나타난 사악한 모습과 결합하고 있었던 것이다. - P117

 나는 ‘그‘라고 부른다. 차마 ‘나‘ 라고는 말할 수없다. 그 악마의 자식에게 인간적인 면모라고는 없었다. 그에게 남아 있는 것은 두려움과 증오뿐이었다.  - P125

하이드는 교수대에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 자신을 놓아줄 용기를 찾을 것인가?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이제 내 진정한 죽음의 시간이다. 이 이후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아닌 하이드의 일이다. 이제 나는 펜을 내려놓고 내 고백을 봉할 것이다.
그리고 불행했던 헨리 지킬의 삶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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