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사랑 -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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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1960년대부터 근래 산업발전기까지 혼란한 격동의 세대를 배경으로 한강 소설의 단편들은 그시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다.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인간의 존재의미가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혼란한 자아의 이야기도 있다.두주인공은 불우한 환경에서 만나 월세를나눠내기로 할만큼 궁핍하다.결벽증이 너무 강한 나 (정선)에게 자흔은 자신의 합리화에 이용되기도 한다는 걸 소설이 암시한다.

정선의 자기자신에게의 대면은 단독자로서의 순수한 자기 응시일 수 없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는 ‘자흔’이라는 타인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 나 아닌 룸메이트의 존재상황에서만 비로소 그녀를 매개로 한 자기 응시가 개시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흔, 정선외에도 단편의 등장인물들은 말없이 상대를 ‘바라보는’ 자들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영진은 명환이 매일 밤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진저리를 경악하기도한다. 명환의 응시는 영진에겐 거울에 비친 끔찍한 자기처럼 깨닫게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상대를비추는 응시관계는 ‘여수의 사랑’전체에 걸쳐 되풀이 되는 만큼 또 다른 공감을 형성한다. 타자의 얼굴을 통해 파악하는 분신의 설정에서 유추할 수있듯이, 상처의 공유라는 감정이입의 교류가 타자의 아픔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 진정으로 타자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룸메이트와 하는 얘기에서 무심한 사회에대한 비판과 피해의식,빈자에대한 억울함등 세태에대한 비탄과 원망 ,자조적인 푸념이 암시되며 쏟아지는데 직접적인 원망이 없어도 어쩐지 눈물이 난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작가가 직접 화자로서 주인공이 그녀의 의견을 얘기하기보단 사회상을 담아 관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가난에대한 화자의 얘기가 나오는데 여수의 기차에 태워져 서울역에 버려진 자흔은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자신의 가난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런 시대의 부작용과 부적응의 갈등을 간직한다.
여수의 사랑외에도 어둠의 사육제에서와같이 비극적 개인적 배경을 ,숨기고 싶은 내력이 있음직한 개인들의 사연을 통해 지나간 우리사회의 사회상을 알리려고 한 듯하다.그런 시대를 그녀의 안목에서 서글프게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시대를 돌아보라고 권하는 걸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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