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나태주 지음, 임동식 그림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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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추억이 된 그리움을 더 깊은 마음의 창고에 저장하기도 하고,

또는 그것을 끄집어내어 더 이상 그립지 않도록 아픔으로 쓸어내기도 한다.

쓸쓸한 가을 하늘 아래 노오란 은행잎들의 향연을 보면서 그리움이 목까지 차오른다.

가을의 전령사라고 했던 코스모스는 이제는 또다른 것들로 채워진다.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제목이 너무 마음에 와 닿는다.

어떤이는 그리움을 그림으로 그리고, 어떤이는 그리움을 시로 쓰고,

또 어떤이는 그리움을 생각의 쟁반위에 올려 알알이 세어보기도 한다.

1945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나태주 시인과

임동식 화가가 서로의 그리움을 시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살아가는 것이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나태주 시인은 친구 김동식 회가를 이렇게 표현한다.

"나무를 사랑해, 나무를 그리다가, 끝내 나무가 되어버린 사람"

서로를 표현하는 시와 그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따뜻해진다.

시인은 시를 쓰는 것이 가장 잘하는 일일 것이고,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잘하는 일일 것이다.

서로가 잘하는 일을 통하여 서로를 표현한다.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진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부럽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그런 친구가 있나?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속에서 마음을 터놓고 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다보면 

서로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은 닮았다.

같은 해 태어났으니 공유하는 추억도 같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엿장수의 그림과 그리운 시절이라는 시는 너무도 흡사하다.

48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51점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시와 그림이 내용이 같다. 

함께 쓰고 함께 그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나무는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테가 그려지고,

우리 인생도 나이가 들면서 이마에 주름이 그려진다.

함께 간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같은 길을 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 길 가운데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

책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람을 보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부처럼 이들이 그런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책은 보여준다.

시와 그림의 대조의 효과는 보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움직인다.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겨우 한 걸음 떼는 것도 아니고,

성인 남성이 성큼 성큼 걸어가는 것도 아니라,

나이 들어 해로한 부부가 서로를 의지하며 걷는 걸음과 같다는 생각이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 만으로도 서로를 알 수 이는 그런 시와 그림을 보면서

이런 친구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