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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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갑작스러운 섬망 증세로 병원을 찾게 된 엄마와, 그런 엄마를 돌보는 딸의 시선을 따라가며 ‘돌봄’이라는 문제를 진솔하게 풀어낸 간병 에세이다. 대학병원 진료실, 요양원 상담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 독자는 우리 사회의 돌봄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인 유미 작가는 20여 년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왔고, 이번 책에서는 그림 대신 글로 어머니의 투병과 돌봄 과정을 섬세하게 기록했다. 딸의 입장에서 쓰였지만, 읽다 보면 엄마의 입장도 함께 떠오른다. 암과 치매 증상을 겪으며 점점 약해지는 몸과 마음, 그리고 스스로의 변화된 상태를 받아들여야 하는 노인의 현실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떠올랐지만, 탈출이라는 설정 외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돌봄의 무게를 이야기한다. 병원에서의 무력감, 의료 시스템의 한계, 가족 간의 갈등 등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지점이다. 분량이 길지 않아 금세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은 절대 가볍지 않다. 그런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자료 조사나 배경 설명이 조금 더 보강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이 책은 ‘잘 사는 삶’뿐 아니라 ‘잘 죽는 삶’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결국 돌봄은 우리 모두가 마주하게 될 문제라는거.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먹먹해지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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