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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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활용 분리수거에 진짜 진심인 1인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양보를 해야할 때가 있다.

나 때문에 같이 식사 하거나 커피를 마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피하고 싶어서

같이 일회용 그릇을 사용할 때도 있고, 분리수거함이 없을 때는 재활용쓰레기를 가져오는 대신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릴 때도 있었다.

학원을 열고 내 공간이 생기고 좋았던 점은 적어도 이 공간만큼은 남 눈치보지 않고 내 기준대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래도 또 사람이 들고나는 공간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 

핸드타올, 일회용 청소포 , 정수기의 종이컵 등등

그런데, 그래도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고 매번 학생들이 버린 쓰레기까지 다 분리해서 버리다보니

머리가 좋고, 관찰력도 좋고, 거기다 심성은 더 좋은 학생들이 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나에게 선물 해 준다.

음료를 끝까지 먹고 그 컵을 씻어서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고 가는 학생

일부러 텀블러를 챙겨오고, 선물로 받은 텀블러를 자랑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일반에 버리는 친구를 꾸짖고(?)

그런 순간들에 감사하고 좋다가도

나 때문에 안 가져도 되는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는 듯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런 나의 마음과

그들의 그 작지만 예쁜 노력이 헛되지 않다고,

그 노력으로 지킬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알려준다.

이미 늦어버린, 그래서 우리 때문에, 다른 어떤 영향도 아닌 나의 게으름과 방관으로 잃어버린 친구들을 보면서 아쉽고 마음 아픈 부분도 많지만,(그래서 이 책, 사실 읽기전에 마음을 좀 다잡고 읽었어햐 했던 부분들이 꽤 있었다) 그래도 아직 지킬 수 있는 존재들이 훨 많기에, 그리고 그들을 우리 생활 속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너무나 이쁜 그림들과 함께 맛깔난 글솜씨로 잘 알려주는 책이다.

환경은 걱정되지만 개인의 노력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모든이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핑계만 댄다는 입바른 소리 대신에 조용이 권하고 싶은 책이다.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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