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시대 리토피아 소설선 4
방서현 지음 / 리토피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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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소설이다.

그러니까 제목 그대로 보이는 스릴러물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좀비가 나오는 스릴러물 못지 않게 음산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글 전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된다.

작가의 삶의 연륜은 글 곳곳에서 느껴지는 반면 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은 풋풋함이 느껴진다 싶었는데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해서 나의 이 시덥잖은 판단이 맞을 때도 있구나 싶어 놀랐다.

예전에 김혜진 작가의 9번의 일을 정말 열렬하게 읽었다.

그냥 재밌게 읽었다고 표현하기 미안할 만큼 치열한 그들의 삶을 9번 그 자신이 직접 썼나 싶게 현장감 느껴지게 쓴 소설이었는데 현실 직장인의 핍진한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9번의 일, 근린생활자, 마르타의 일 등이 생각났다.

도시라는 거대한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자본주의와 돈에 구애 받는 생활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좋다 나쁘다기 보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소설들이 고발하듯 말하는 현실은 항상 마음을 옥죄고 불편하게 만든다.

꽤 훌륭한 스토리 텔링과 좋은 소재의 소설임에도 내가 이 책의 서평을 적으려면 그 내용을 다시 되뇌어야 하기에 미루고 미루게 된 사정이 여기 있었다(비겁한 변명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사회의 어둡고 답답한 이면,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들은 그 부분에만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우리 (닳을데로 닳은 직장인들)은 정말 이상하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것(그건 뭐 사회초년생들도 다르지 않을 듯 하니)과 같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과 윤리관의 평행이동이다.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라면 상대의 권리나 안위는 언제든 내팽게칠 수 있는데다 또 그걸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뻔뻔함이 기본이 되어 있는...

도대체 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도덕과 윤리는 내가 배워온 것에서 얼마나 멀리 가버린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요원함이다.

소설 내내 이런 인물들의 고구마 100개 같은 답답함을 선사하지만

그 100개를 한방에 없애는 사이다보다는

현실에서 우리가 겪을법한 대응과 그에 대한 결과들로 소설은 결국 그리 밝지 않은 끝을 맺는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내가 아주 힘들지는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소설 속 주인공과 나를 거리두기 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아니었을까한다.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 처한 젊은이들이 있지만,

그들은 아직 젊으니 나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고

그래서 또 희망이 있지 않겠느냐는 위로

그들을 위해 너는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물음 등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다.

이 작가님도 첫 소설의 방향으로 보아 그러시지 않을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 아닌 우려가 생긴다.

다양한 이야기로 좀 더 자주 보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작가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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