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 -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김영연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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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부러운 집주인

 

여행을 좋아하고 일하기는 싫어하는 나는, 아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만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여행을 본업으로 하시는 분이다.

여행작가, 사진작가, 여행가이드 등이 이분들은 동의하지 않으실지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사람들한테 도움도 준다는건 정말 1석 2조 아니 1석 만조의 삶이 아닐까한다.

그런데 여기

그 분들보다 더 부러운 집주인이 나타났다.

이 분은 기나긴 이동시간을 겪을 필요도 없고,

언어와 문화차이에 의한 시행착오로 시간과 돈을 대가로 지불해야 되는 일도 없다.

그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잘 관리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 부분이 많이 어려울 듯 하지만 작가 본인은 이미 성격이 열린 분이니 이 부분도 뭐.. ㅎㅎ) 내 집 문턱을 들어오는 손님을 맞아 그 사람을 잘 도와주면서 보람도 얻고 돈도 번다니..

너무 부럽다.

하지만 부럽다는 말에 이 작가의 생활이 그냥 편하기만 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이 작가분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정말 재밌고 유쾌한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 속에서 사람을 상대하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내 집 한켠과 마음을 내어주고,

그렇게 밥벌이를 하시는 분의 내공과 마음씀이 글들에서 간간이 느껴진다.

혜화동 한옥을 개조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는 유진하우스 주인장은

공부를 열심히, 잘했을 듯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외국의 은 직업을 가지고 바쁘게 살았을 듯 하다.

그런 그가 다시 자신의 고국에서 한국의 전통집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하고 단지 잠잘 곳만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체험 공간으로 만든 것은 보통사람의 행보는 아니다.

하지만 또 보통사람이 할 일이 아니니 이렇게 글로도 소개하게 되고

나 같은 사람의 부러움도 사는게 아닐까 한다.

그의 한옥은 옛 정취를 가지고 있지만 사용인들의 실정에 맞춰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공간안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한국의 현재 모습뿐 아니라

한국인인 나 조차도 잘 몰랐던 예전 모습들도 배워가는 듯해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나조차 뿌듯하게 읽었다.

그들과의 스펙터클하고 따뜻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정말 부럽지만

아 이건 보통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손님을 맞이하고 그 사람의 필요를 맞춰주는 일은

즉,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절대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그의 노고와 이 책 이야기 곳곳에 숨어있는 행간의 느낌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면

이렇게 격렬하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구나 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해주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정말 예전에 그냥 머물렀던 이 공간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서울을 여행하며 세계인들을 만날 수 있는 그곳을 나는 왜 그 가치를 몇년이나 지나 이렇게 책을 통해서야 느끼는지.. 아쉽지만 이제라도 알게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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