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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평점 :
🪻🥀☘️
"이 봄에 나는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 / 누구에게 못한 말을 누군가에게 하는 것처럼 / 1인분의 사랑의 말을 누군가에게 하려는 것이다 / 동백에게 못한 말을 매화에게 / 매화에게 못한 말을 생강나무에게 (...) / 앵두나무,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철쭉에게 / 이 봄에 나는 누군가에게 해야 할 사랑의 고백을 어딘가에게 고백해야 한다 (...)" - 김승희 시인 <미선나무에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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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는 날, 사랑의 속삭임 같은 이 시집을 펼쳐보니
잔잔한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봄은 이어지고 이어져 우리 앞에 또 온다는 사실을 시를 읽으며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
앞으로 펼쳐질 봄꽃들의 향연을 상상하며 오늘은 누구에게
사랑의 말을 전해볼까 괜시리 빈 노트를 끄적입니다. 시집에 실린 고운 시와 삽화들을 감상하다가 나도 모르게 색연필을 꺼내어 수줍게 색칠도 해보고,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을 모든 달콤한 것들이 필 때는 ('찾기'를 잊고) '탐구하기'를 기억하자 _E.E. 커밍스] 의 문장을 떠올려
가슴으로 시를 탐구해보고자 노력도 해봅니다.
김승희, 에밀리 디킨슨, 퍼시 버시 셸리, 토머스 무어, 윌리엄 셰익스피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제인 테일러, 백국희, 남궁벽, 김영랑, 이상, 김소월, 이육사, 한용운, 윤동주 등 최고의 시인들이 자연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언어들이
빠른 것만 추구하는 일상에서 천천히 쉬어가라고 도닥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시가 언어 예술인 줄은 알았지만,
꽃과 나무가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은 시집을 통해 알게 되었네요.
미선나무, 수선화, 공기꽃, 아몬드꽃, 아카시아꽃, 아네모네, 장미꽃, 코스모스, 할미꽃, 은방울꽃, 자두나무, 해바라기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니요.. 🥹
섬세한 오감을 가진 시인들이 누굴까 문득 궁금해졌는데, 책의 후반부에 실린 작가소개를 읽어보니 알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시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계절의 변화에 깊은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요.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사색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시집이었습니다. <미선나무에게>란 시를 읽으며 실제 미선나무의 사진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산책길에서 만난 적이 있던 이름 모를 꽃 중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이름 모를 꽃이 아닌, 반갑게 이름을 불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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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