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여인의 선물
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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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2018년, 병상에서 원고를 완성한 데니스 존슨의 마지막 소설집.

소설·시·희곡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성취를 남긴, 이른바 ‘작가들의 작가’로 불려온 저자의 이력만으로도 궁금했던 책이기도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저에겐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기존의 기승전결을 따라가고 서사와 의미를 붙잡으려는 식의 독서는 이 책 앞에서 만큼은 무용지물이었다랄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문장 하나, 느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는 우리와 차원이 다른 수준에서 소설을 쓴 진정한 거장이다.” _제이디 스미스(소설가)

인상 깊었던 건, 다섯 편의 단편에 드리워진 ‘죽음’이 극적인 사건이라기보다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흔한 죽음에 가까웠다는 점이에요.

죽음을 앞두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추도식을 치르고, 회상을 하거나 안부 전화를 나누는 장면들. 때로는 죽음을 앞두고 있음에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정과 혼자 사는 노인의 생사를 확인하러 갔다가 사고 이후 며칠 동안 방치된 채 구조되는 현장을 목격하기도 해요.

사후에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하는 순간 또한 또 다른 죽음의 모습처럼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일보다 지나간 기억이 더 많다. 기억은 퇴색한다. 과거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잊어버려도 나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p.58

죽음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바라보는 이야기들이기에, 책을 덮고 나서도 감정과 여운이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결의 책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재독을 통해 흩어져 있던 생각의 단상들을 다시 마주한다면, 이 책은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은근히 기대됩니다.



[서평단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작비와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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