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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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관문을 열고 신선한 5월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마지막으로 내렸던 눈이 녹은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아마도 내 삶의 마지막 눈이었을 것이다. p.60

나는 쉰일곱 살이 된 우리 아들을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 한 인간을 낳아 기르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p.240

"너도 알다시피 난 네가 자랑스럽단다." (중략)
그의 따뜻한 손이 내 온몸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춥지 않았다. p.450~451


이 책은 2024년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을 받은 리사 리드센의 데뷔작으로 출간 즉시 북유럽을 들썩이게 한 소설로 알려져 있었기에 기대감이 컸다.

평온해 보이는 표지 그림속 요소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는 책을 덮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 🥹

임종을 앞둔 인물인 '보'의 이야기와 요양보호사의 메모가 대비가 되어 잔잔하지만 큰 울림이 전해졌다. 늙고 병든 육신을 가진, 죽음을 맞이하는 노년의 아픔이 어떤것인지 세밀하게 전해졌고 얼마나 외롭고 두려운지를 느낄 수 있었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요양원에 보낸 후 그리울 때마다 아내의 향기를 간직한 스카프를 항아리에서 꺼내어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보'가 기력이 다하여 항아리 뚜껑을 못 열었을 때,

아들인 한스가 오랜 반려견 식스텐을 다른 곳으로 떠나보냈을 때 보가 느꼈을 아픔이 온마음으로 전해지는 듯했고..

임종 직전 아들에게 전한 깊은 사랑의 진심 앞에서는 울컥했다.

세월 앞에서는 누구나 공평하게 나이가 들고 죽음을 맞이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어떤 심경인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온 몸 구석구석 세포들이 노화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질병들을 맞이하며 느끼게 될 수많은 고통들..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육체로 인해 누군가의 보살핌에 의존해야 할 때 느끼게 되는 박탈감과 수치심, 그럼에도 꼭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소중한 이들이 곁에 있을 때 맘껏 사랑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소설. "가슴 아프게 따뜻하다."는 다그블라데 추천사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



#새들이남쪽으로가는날 #리사리드센
#손화수_옮김

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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