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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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

'질투'라고 하면 칠거지악 중 하나이며, 투기의 아이콘인 조선시대 장희빈이 젤 먼저 떠올랐다. 결말은 새드엔딩, 질투는 받을 때도 할 때도 기분좋은 감정이 아니라는 것은 경험으로 보아도 자연스레 느껴졌다.

예로부터 (시기)질투는 악덕이라고 해온 사회ㆍ문화적인 배경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었던 것은 아니었고 칸트 역시 질투, 배은망덕, 샤덴프로이데를 인간애에 반하는 악덕, 사회에서 억제되어야 할 악덕으로 보았던 건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이런 개인적인 감정 뿐만 아니라 문화, 사상사, 정의, 평등, 민주주의, 현대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질투를 파헤친다. 개념부터 해결방안까지 궁금증을 해소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은 끊임없이 위아래를 보며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는 슬픈 생명체이다. p.51

"민중의 정의란, 부호나 자산가, 귀족, 그 밖의 행복에 대한 이기적인 질투이다. 어떤가? 질투도 정의로운가?" / 하기와라 사쿠타로 <허망의 정의>

질투가 얼마나 끈질기고 집요한 정념이며 민주사회의 필연적 부산물인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특히 롤스의 <정의론>을 검토하며 공정한 사회에서 질투심이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질투에 얽힌 이야기는 무궁무진했다. 역사상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모국에 귀국했을 때 파키스탄 사람들의 질투를 샀다는 일화를 통해 질투가 메시지의 의미를 크게 왜곡할 수 있음을 깨달았고, 생활보장 수급자나 사회보장제도에서 역시 인지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질투의 많은 특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비교가 있는 곳에 질투가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비교대신 개성 있는 사람이 되어 질투라는 감정을 잘 다루고 배출하라고 말한다. 다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어렵다는 것 또한 스스로도 인정했다는 것이 진솔하게 와닿았다.

개인적이고 인간다운 감정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진진했던 책, 많은 사상가들의 예시가 덧붙여져 읽는 재미가 더 컸던 것 같다.

제어할 수 없는 질투심에 마음이 괴롭거나 타인에게 쉽게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질투심을 달래고,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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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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