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심리학 카페 -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되찾는 29가지 마음 수업
모드 르안 지음, 김미정 옮김 / 클랩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여기까지 오느라 힘드셨죠?" 🥹


낭만의 도시, 파리의 한 지하 카페에 병원이 아닌 카페로 출근하는 심리 상담가가 있었다.
프랑스 언론은 그녀를 두고 '파리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심리학자'로 소개하기도 했다고.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면 어김없이 카페를 열어
찾아오는 이들의 일, 사랑, 인간 관계에 대한 온갖 고민들을 편안하게 들어주는 상담가와
긴 의자에 앉아 샐러드를 입에 넣으며 익명으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실컷 눈물을 토해내는 사람들.
이런 영화같은 심리학 카페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

그러나 그 배경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스물세 살 때는 남편과의 사별..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상실의 시간을 버티다 10년간의 정신 분석 치료를 끝내고
마흔여덟에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던 저자의 순탄치
않았던 삶이 있었다. 어린 아들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상담가가 되어준 그녀가 존경스러웠다.

심리학 카페를 열고 난 뒤 18년 동안 5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다녀갔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29가지로
간추려 쓴 책이라 저자의 깊고 빛나는 삶의 통찰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읽다가 멈춰서, 숨을 고르는가 하면 어느 구절에선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나도 많이 아팠었구나.' 타인의 시선, 인정과 칭찬에 많이 목말라했고, 상처를 들여다보기가 두려워서 덮으려고만 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

인생이란 노력과 의지라는 씨줄과
세상의 흐름이라는 날줄이 만나 직조되는 것이라고,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자책하거나 실망하지 말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미국의 실존주의 심리학자 어빈 얄롬은
'공감'이란 상대의 창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가 왜 이런 말을 하지, 이상하다고 여겼던 문제들도 그들의 창으로 보니 이해가 되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뭔가를 잘했기 때문에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그럼에도 나 자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믿는 것이라는 말에도 울컥했다.

결혼한 후 오랜 시간 난임을 겪었었던 나 이기에 '아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는데, 특히 첫째한테 애착을 많이 느꼈다. 사춘기가 일찍 온건지 요즘 방문을 걸어 잠그고 친구들과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아이로부터 느끼는 상실감이 컸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엄마도 나를 키울 때 이런 감정을 느끼셨겠구나,
이 또한 엄마라서 감당해내야 하는 것이구나..
삶의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으려면 한 영역에 너무 큰 비중을 두어선 안되며, 균형을 잘 잡는게 중요하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

우리 자신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의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됩니다. 결국 나를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p.239

🩶
이 책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서 혼자 끙끙거렸던 아픔과 외로움, 상처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치유해주는 연고같은 책이었다. 어떤 정답지를 주기 보단 나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도록 용기와 응원을 주는 기분..
누구보다 나를 소중하게 아껴주는 내 가족들이 내 곁에 있고,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음을 느끼게 된
책이었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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