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타피시 - 커다랗고 아름다운 어느 여자아이에 관한 커다랗고 아름다운 책
리사 핍스 지음, 강나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평점 :
뉴욕타임즈 추천 자신의 몸에 대해 고민하던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
⠀
말하는 사람은 쉽게 내뱉지만, 듣는 사람의 가슴에는 비수가 꽂히는 말이 외모나 몸을 지적하는 말일 것이다.
나는 학창시절에 여드름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았었고, 피부과에 다니면서 하나 하나 압출할 때의 고통도 컸지만, 놀림받을 때가 더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경험을 했던 내가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 지적했던 적이 정말 단 한번이라도 없었느냐고 물으면 있다는 것.
나도 한때는 엘리였던 적이 있었지만, 우리 모두 엘리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 생길 것 같다. 간결한 운문 소설이라 아이들과 가볍게 읽을 수 있고, 특히 사춘기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필독서 로 추천하고 싶다.
⠀
⠀
엘리는 남들보다 뚱뚱했다. 어쩌다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붙여진 '첨벙이'이라는 별명은 수치스럽고 화가 나면서도 슬펐다. 일기장엔 또래 아이들이 남기는 꿈 대신 '살이 떨리지 않게 조심조심 움직이기, 수영장에 다이빙하지 않기, 사람들에게 보이거나 들리거나 공간을 차지하거나 눈에 띌 자격이 없으니 몸을 웅크려야 한다' 같은 규칙들로 가득 채우며 자신을 옥죄었다. 딸을 뚱뚱한 결함이 있는 물건처럼 냉정하게 대하는 엄마로부터 "이 뚱뚱한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 후, 엄마가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는지조차 의문스러워 큰 절망에 빠진다. 학교에서는 고래라고 놀리며 괴롭히는 아이들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는데,,, 그런 아이들의 부당함에 맞서고도 도리어 자신이 나쁜 아이가 된 것 같아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
⠀
그런 엘리가 자신에게도 자신만의 자리를 차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으며, 스타피시(불가사리)처럼 팔다리를 쭉 펴고 마음껏 펼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놀리며 함부로 대했을 때 심지어, 뚱뚱한 엘리 자신의 탓이라고까지 말했던 엄마에게, 첨벙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언니에게, 뚱뚱한 동생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오빠에게, 치욕스런 장난과 괴롭힘을 일삼는 반 아이들에게 용기내어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아빠와 절친인 비브와 카탈리나, 상담실 선생님처럼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은 주변인들의 도움이 컸고, 그들과의 관계속에서 회복되는 엘리에게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엘리가 정말 오랜만에 전신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눈물을 흘릴 때, 정말 감동이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엘리의 아픈 시간들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
⠀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홈트레이닝, 필라테스, 요가, 등산 등 운동을 즐기는 여성이 부쩍 증가하고, 나조차도 편안한 옷을 즐겨 입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런 #바디포지티브 정신이 잘 담긴 소설이라 반가웠다. 미디어를 보면 바람에 훅- 날아갈 것 같은 예쁘고 호리호리한 몸매를 소유하신 분들이 넘쳐나지만, 내 몸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느끼면서 사랑할 수 있도록 #자기긍정 과 #자존감 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될 이야기였다. 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서 엄마로써 늘 걱정이 담긴 말들을 해왔는데, 어떤 면에서는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느끼고, 건강을 생각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용기를 심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을 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